[기사입력일 : 2014-08-05 15:55]
여름음악캠프 어떻게 이뤄지나



음악학원에서나 음악기획사 등에서는 영향력 있는 음대 교수나 외국의 강사를 초빙해서 여름 음악캠프를 매년 갖게 된다. 대부분 여름철 휴가와 레슨을 병행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진정한 음악캠프는 많은 준비와 연습으로 실력향상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음악계의 시즌은 무엇보다도 가을철과 겨울철이다. 7월과 8월에 실시되는 음악회 행사는 거의가 기악 연주회이며 그 중에서도 공연장 대관신청이 일년 내내 밀려있는 개인 독주회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여름철에 맞는 음악 페스티벌과 뮤직 캠프의 활성화로 음악계는 바쁜 휴가철을 보내고 있다. 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휴양지에서의 음악캠프나 페스티벌은 생소하게 느껴졌다. 물론 몇몇 뜻 있는 음악인들은 소규모이긴 하지만 음악 캠프를 계속해 오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1980년 7월 30일의 교육개혁 조치에 의해 제정된 학원설립운영에 관한 법률로 대학교수의 레슨이 금지되었고,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뮤직 캠프도 대학교수의 편법적인 개인 레슨에 해당된다는 해석이 내려졌다. 1983년부터 음악캠프는 소위 「이동식 과외」로 규정되고 말았다.
우리 실정에 맞는 캠프 활성화 돼야 
 아스펜, 질츠부르크, 탱글우드, 주네브 뮤직 캠프나 페스티벌 등은 음악인으로서의 견문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과소비의 비난도 만만치 않고 언어 소통의 장애, 철저한 예비 지식의 결여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지금까지 여행사나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해의 마스터 클래스는 음악보다는 여행이 위주이고 실속 없이 외화만 낭비한다는 비난도 있었다.
따라서 우리 실정에 맞는 음악캠프가 절실하게 됐다.
음악캠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개인 레슨 같은 마스터 클래스와, 레크리에이션이나 피서를 즐기면서 하는 페스티벌 성격의 캠프가 그것이다. 캠프가 음악인과 음악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페스티벌은 피서객을 포함한 음악 애호가를 겨냥한 행사이다.
국내의 페스티벌 성격의 종합 캠프는, 한국 페스티벌 앙상블의 과천 여름 실내악축제, 예음 클럽의 예음 설악 페스티벌 등이 있으며, 마스터 클래스 성격의 음악 캠프는 중앙대 안성 캠퍼스 등지에서 실시되고 있다. 코리안 심포니 주최의 용평 섬머 뮤직 페스티벌은 이 두 가지가 혼합된 복합적 성격의 캠프이다. 페스티벌 성격의 캠프는 과천, 용평, 설악, 제주 등 휴양지를 거점으로 실시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또한 서울 음악학회 SMA 주최의 캠프를 제외하면, 대부분 외국 중견 연주가를 초청하여, 각 대학의 시설물이나 휴양지의 숙박시설을 이용하여 공개 레슨으로 치러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름철에 음악회가 열리지 않는 것은 청중들이 대부분 휴가를 떠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앉아서 찾아오는 청중을 기다리기보다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휴양지로 청중을 찾아 나서는 적극성을 발휘하여, 해마다 여름잠을 자던 음악계가 연중 무휴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음악캠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짧은 여름방학 기간과 참가비용의 부담 때문에 음악캠프의 기간이 짧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대부분 1~2주일에 그치는 캠프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가 힘들다. 또 한가지는 경제적인 문제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참가비가 비싼 편이고, 주최측에서는 학생들에게 받는 참가비로는 숙박시설 대여비, 강사 사례비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캠프에서는 재정적 지원이 부족하여 운영하는데 필요한 시설이나 우수한 강사진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가까운 일본이나 홍콩의 경우는 국가 차원에서 음악캠프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재정적 뒷받침이 없이 국제적인 규모의 캠프로 성장하려는 의욕은 금물이다. 물론 국가 재정에서 모든 음악캠프를 지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준비하더라도 참가 학생들이 없으면 허사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음악캠프는 외국인 교수와 더불어 국내 유명 교수들을 강사진에 포함시키고 있다. 학생들의 참가여부는 이들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정적인 문제와 결부된 사항이긴 하지만, 외국인 교수의 레슨인 경우에 매끄럽지 않은 통역의 문제도 발생한다. 과장해서 말한다면, 지도 교사가 열 마디쯤 하면 통역은 한두 마디로 요약하고 만다. 비유적인 말의 뉘앙스를 거두절미해버려 그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힘을 빼라, 더 부드럽게 쳐라 등의 상투적이고 기술적인 지적만 연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불어나 독일어 쪽은 더 심각하다. 외국어 전공자의 경우 음악용어를 제대로 옮기지 못해 전혀 엉뚱한 뜻이 되는 경우도 많다.
대학에서의 실기 지도나 입시 위주의 레슨에서 발견되는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과, 개성의 표현을 중요시하는 외국 교수들의 공개 레슨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 극복도 과제로 떠오른다. 학생들의 수준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레슨의 효율성이 반감된다는 점도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1989년부터 레슨이나 마스터클래스 위주의 음악캠프에서, 연주회 중심의 행사 중심으로 변모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매우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특정악기에 치우친 음악캠프보다 여러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 캠프의 성격으로 바뀌어져야 할 것이다. 앙상블 연습이나 연주회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하나의 관광 자원으로서 음악 캠프/페스티벌을 개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여름철에 휴가를 떠나기 때문에 휴양지에서의 음악제가 여름철에 몰려 있는데, 가령 설악산이나 제주도에서는 겨울철에 열어도 무방하다고 생각된다. 




이장직(중앙일보 기자)
[기사입력일 : 2014-08-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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