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0-04-14 13:10]
또 다른 예술의 영역 , 조율(제145호)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악기가 되어버린 피아노..
 그래서인지 피아노가 대접받는 모습도 곳곳마다 천차만별인 것 같다.
 보편적인 악기가 된 만큼 조율 및 관리에 대해서도 누구나 조금은 알고 있는 보편적인 것이 되어야 하는데 정작 우리는 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이번호에서는 기술이라기보다 예술로서의 조율을 위해 각종 피아노 관련 세미나 및 조율사 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 피아노조율사 협회’의 박광현 회장을 만나보았다.
 흔히 조율이라 하면 제대로 소리 안나는 악기를 고쳐주는 기술적인 작업 정도로만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있게 보면 조율 또한 악기제작이나 교육 못지않게 경험과 장인정신, 음악적 식견이 필요한 분야임을 알 수 있다.
 박광현 회장은 조율이 단순히 음을 맞추는 경지라면 조정은 여기에 터치감을 고려한 경지이고 정음은 음을 듣고 평가하는 안목이 있어야 가능한 88건반의 전체적인 소리와 균형을 맞추는 경지라 말한다.
 기계가 아닌 악기를 다루는 일인지라 기계와 같은 정확성 외에도 음악과 음향학에 전체적인 이해와 식견이 있어야 하고 이는 오랜 경험에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같이 복잡하고 민감한 영역에 있는 조율사의 피아노 조율에 관한 전문성을 신장시키고자 1982년 창립된 한국 피아노조율사 협회는 점차 전국적으로 지부를 세워나가면서 매년마다 정기총회를 갖는 등의 교류 및 연구 활동을 가져왔다고 한다.
 그리하여 작년 1월에는 제 26회 정기총회를 가진바 있는데 이러한 자체적인 모임 외에도 기계가 아닌 악기를 다루는 일인 만큼 ‘기술적’이기보다는 ‘예술적인’ 조율을 추구하고자  악기 제작 과정을 견학하기도 하고 음악인 및 음악교육 관련인들과 교류하며 각종 세미나 및 악기관리법 강좌 등의 프로그램을 주최하며 엄연한 음악 예술가로서 음악과 음악교육발전에 한 부분을 담당해온 것이다.
 또한, 83년도에는 국제피아노조율사협회(I.A.P.B.T)에 가입하여 현재까지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있었던 국제총회에 참석하여 각국의 조율사 협회와도 교류하면서 보다 전문성있는 조율을 위한 각종 교육과 연수를 가져왔는데, 지난 2007년에는 국내외 유명 악기사 대표 및 각국대표단이 참석한 제 15회 국제총회가 대구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이 총회는 각국의 악기사와 대표단의 축사 및 축하공연 외에도 각 악기사의 악기와 방음피아노, 벤들룽 피아노, 갈렙피아노 등 외국의 악기도 볼 수 있는 전시장과 쳄발로 전시관 및피아노 제작과정 전시관, 조율 체험관 및 과 비교관을 마련하여 악기와 조율에 관한 실질적인 경험과 이해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각 분야 전문가들에 의해 피아노 구조와 설계, 해머 제작, 향판, 현, 도장 수리, 공구 사용법, 현장조율, 조율사와 연주자의 관계 등에 대해 다룬 기술세미나가 있었고, 김영숙 교수 등을 초빙해 피아노 교수법과 음악교육 전반에 대해 세미나를 갖고, 협회 자문위원들의 피아노의 구조와 관리법에 대한 세미나, 재즈의 이해와 연주법에 관한 것, 콩쿠르 준비요령과 평점기준에 관한 실용적인 부분과 평가에 관한 것까지 다룬 음악지도자 세미나를 가졌다고 한다.
 이렇게 악기제조사, 조율사, 음악인들이 함께하는 형태의 세미나는 물론 작년 6월경에도 각 악기사의 후원으로 있었는데, 이는 악기사가 악기를 만들면 음악인들이 이를 사용하고 조율사가 잘 관리하는 체계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협회 창립초기에는 주로 조율사들간의 기술적인 부분에만 치우친 형태로 이루어졌지만,  악기조율은 단순한 기계수리가 아닌 민감한 음예술에 속하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음악과 악기와 관련된 이들이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하여 보다 나은 음악문화를 만들어 가는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악기 제작과 관리, 교육에 관한 전반적인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음에도 안타까운 것은 음악과 관련된 좀 더 많은이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라 한다.
 또한 음악인들이 교수법이나 교육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다해도 늘상 함께해야 하는 악기에는 미처 소홀한 경우가 많아 약간의 지식만으로도 일상에서 쉽게 관리할 수 있는 법을 놓치고 잘못된 지식으로 오히려 악기를 망친다는 것이다.
 적어도 년 2회의 조율은 오랜 악기 수명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데 많은 가정과 학원, 학교에 구비되어 있는 피아노는 오래도록 조율이 안된채로 방치된 경우가 허다하며,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의 경우 계절에 따른 온도와 습도에 적합하게 피아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통풍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폐쇄적인 공간에 방치되어 있는 경우도 적지않고, 또는 건조해지기 쉬운 목재임에도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곳에 비치되어 있기도 하다.
 또한 다른 악기와 달리 무거운 피아노의 경우 이사를 한 뒤에는 조율을 해주는 것이 좋은데 그렇지 않거나, 이와 반대로 너무 성급히 조율하여 악기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악기도 사람과 같이 어느정도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진 뒤 조율해주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고려가 없는 케이스다.
 내부의 해머는 소모품이라서 교체해주면 오래된 악기라도 훨씬 맑은 소리를 낼 수 있는데,이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내부의 정교히 연결된 목재를 목공용 본드를 손쉽게 구입해 손질할 수 있음에도 일반 본드를 사용하기도 하며, 장마철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시중에 파는 염분성분이 가득한 습기제를 사용해 악기를 망치기도 한다.
 이같이 잘못된 악기 관리 지식들이 오히려 악기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 외에도 정책적인 측면에서 보면 미국이나 독일같은 외국의 경우, 조율관련 종사자들이 우리나라보다 현저히 많고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도 잘 갖추어져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학교나 학원 등지에서 몇 년이상 된 피아노는 폐기하거나 정기적으로 조율을 받도록 하는 등의 시설검증과 기자재 관리에 대한 규정과 시스템이 전무하다고 한다.
 특히 음악교육에서 중요한 것이 기자재, 즉, 악기라고 할 수 있는데, 아직도 많은 학교와 학원에서 폐기직전의 혹은 몇 년 째 조율하지 않아 제대로 소리나지 않는 악기로 아이들에게 음악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진정으로 소리를 느끼고 탐색해나가며 즐기는 예술교육으로서의 음악교육은 불가능할 것이다.
 음악교육에 대한 짧은 식견과 안목으로 음악 방과후 학교와 같은 무리한 정책을 펴기보다는 많은 학교와 학원에서 질좋은 악기로 음악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재정적으로 지원하면서 음악교육협회 및 조율사협회 등의 음악관련 단체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시설이나 강사 검증 시스템을 마련하고 검증된 학원에 한해 학교와 제휴를 맺어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향이 보다 현명하지 않을까.
 악기도 사람같이 귀히 대하고 적절히 관리해주어야 악기로서 온전히 기능하며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다는 말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잘못된 피아노 관리에 대해 반성해보는, 더 넓게는 음악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악기관리와 개선점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생각해보게 된 탐방이었다.
 피아노가 구석에서 울고 있지는 않은지, 이런 피아노에 아이들 귀가 병들어가고 피아노 치는 것이 싫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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