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4-08-28 16:30]
시사음악신문이 만난사람-최정심(성악가)



꿈의 실현을 위해 무작정 유학길에 오른 뚝심 있는 뮤지션

 

성악을 공부하게 된 특별한 동기라도 있나요?

경기도 가평이 고향인 저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습니다. 자연을 무대 삼아 녹음기에 가요나 동요를 녹음하기도 하고 아버지와 함께 둑길을 걸으면서 ‘선구자’와 ‘저 구름 흘러가는 곳’ 같은 가곡을 불러 드리기도 했어요. ‘문학의 밤’에 초청 가수로 초대되어 노래도 불렀고 고등학교 때에는 찬양 선교단 활동을 하면서 소외 계층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테이프도 녹음했어요. 한마디로 음악은 저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성악이라는 것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노래를 좋아해서 불렀을 뿐 한낱 시골 소녀가 성악가를 꿈꾼다는 것은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었죠. 게다가 저는 그때 당시 대학에 성악과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저 노래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산골 소녀였을 뿐이죠. 그래도 그 당시 제 꿈은 예쁜 드레스를 입고 관객들이 많은 곳에서 노래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는 성악가의 목소리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탈리아 아리아를 부르는 어느 소프라노의 목소리였는데요. 그 목소리를 들은 후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 발성법에 대한 호기심에 여러 루트를 통해 성악레슨을 받게 되었고 23살의 나이에 한양대학교 성악과에 대입원서를 넣었습니다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대입 시험은 포기하였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25살에 살고 있던 옥탑방 전세금을 빼서 무작정 이탈리아라는 나라로 날아가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아르바이트 하면서 성악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지요. 특히 저는 오페라의 본고장에서 노래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었던 저는 꿈을 꾼다면 일단 도전하고 나서 후회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이탈리아 유학길에 오르며 현지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게 되었습니다. 첫 아이 출산 직후부터 개인 레슨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성악 공부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말을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발음도 잘 안되고 음정도 잘 모르겠고 모든 것이 최악인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행복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경제적인 일도 하며 검정고시로 살레르노의 <쥬세뻬 마르뚜치> 국립음악원에서 모든 과목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습니다. 졸업 후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비엔뇨 과정 시험을 치러 합격을 했습니다. 그렇게 비엔뇨 과정도 아이 둘을 키우며 졸업하였으며 2009년 11월에 귀국하여 현재 김자경 오페라단과 현암 한울림합창단 지휘 및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에 있습니다.

성악(오페라) 공부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주신다면?

자신의 꿈이 성악이라면 일단 도전해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어려움이 있을 테지만 잘 극복하고 앞으로 나가다가 보면 길이 보일 테니까요. 그 길이 멀더라도 후회 없는 삶을 원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일, 희망하는 일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성악을 공부하려면 많은 인내심 그리고 끊임없는 연습과 연구가 필요합니다. 컨디션이 나쁠 때는 굳이 무리하면 안 되지만 발성과 노래는 매일 체크하고 불러야하지요. 하지만 악보를 눈으로 읽고 분석하고 가사를 많이 읽어보고 이해하는 것도 노래를 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에서 저를 지도하신 선생님께서 쓰시던 단어 중에 ‘Piano’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뜻은 ‘천천히’입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라는 선생님의 말씀이셨습니다. 저도 한국사람이라 그런지 뭐든지 ‘빨리빨리’ 해야 하는 걸로 생각했는데 선생님의 그런 요구는 처음에는 참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몇 년이 흐른 뒤에 느낀 것이지만 역시 기초를 천천히 잘 배우는 것이 빨리 가는 길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에 어떠한 결과를 바라기 보다는 모든 예술분야가 그렇듯이 기초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지만 그것이 지름길이니까요. 기초가 튼튼하게 준비 된 사람이 어려운 테크닉이 필요할 때 잘 적응할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나라 성악(오페라)계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우리나라는 이제껏 주로 서양오페라 공연을 많이 올렸던 것 같습니다. 서양음악을 뒤쫓아 가면서 우리나라 음악도 많이 발전된 것은 사실입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음악인들에게 서양음악은 많은 영향력을 끼친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이젠 조금 변해도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작곡가들이 많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맞는 대본을 쓰는 작가들도 많고 얼마든지 우리의 것으로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세계의 음악가들이 우리 음악의 독창적인 것들을 모방할 수 있는 작업을 시작해도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들도 많이 만들어서 스폰서 없이도 일반인들의 티켓 구입으로도 운영이 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오페라의 대중화 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있는 대본과 음악으로 구성이 되어 지루하지 않고 데이트 장소도 망설임 없이 오페라하우스가 될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창작오페라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한 작품을 만들면서 투자되는 비용에 비해 일회성으로 끝나버리는 듯한 안타까운 현상들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요즘 각 도시마다 공연이 없는 오페라하우스도 많은데 그런 장소를 활용해서 일반 주민들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오페라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대중음악에 등 떠밀린 성악(가곡)을 위해 한 말씀해 주신다면?

요즘 자극적인 음악들이 방송매체를 통해 대거 유출되는 상황에 클래식은 설 자리조차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있기는 있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방송이 되기에 기다렸다가 듣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나 청소년기에는 동요 부르기와 가곡 부르기 등 음악책을 통해 같은 반 아이들이 함께 입을 모아 부르던 생각이 납니다. 그 때 불렀던 곡들은 지금 들어도 친근하고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는 것 같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여러 장르의 음악들을 접할 기회를 많이 주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극적인 음악들만 아이들이 접한다면 앞으로 가곡이나 성악은 더 설 자리가 없이 묻혀버릴 것입니다. 아이들의 집중력 향상과 정서적으로 안정된 청소년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직, 간접적으로 클래식이나 성악(가곡)을 접할 기회들을 만들어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클래식과 성악(가곡)의 미래는 미래의 관객인 아이들에 의해 좌지우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 접해보지 못한 장르의 음악들은 커서도 생소하고 거부반응을 일으킬 테고 찾지도 않을 것이니까요. 방송매체는 특히나 우리 가곡과 오페라의 미래를 위해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페라 또는 관련업계의 문화정책에 대한 개인 소견이나 기타 바람은?

한국 오페라의 미래 관객인 초. 중. 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요즘 K-POP 등 자극적인 프로그램들이 오픈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오페라에 관심을 갖기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클래식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될 기회가 많아진다면 정서적인 안정됨은 물론 앞으로 우리 클래식계의 미래가 밝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을 통해서도 재미있는 클래식을 많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고 아이들에게 편식적인 음악이 아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직,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오페라를 생각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 또는 기타 의견을 말씀해 주신다면?

얼마 전 부터 음악평론가인 탁계석선생님께서 100人 100色 가곡 초청 독창회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참여를 제안하셔서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곡을 활성화시키는 데에 일조를 하고 싶었거든요. 100인 100색의 프로그램이 발표 된 이후 현재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60명 정도의 성악가분들이 동참의사를 밝혔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가곡을 활성화하는데 좋은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뜻을 같이 할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와서 가곡과 오페라가 대중화 되는 날들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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