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4-09-03 18:04]
임용순의 전문음악인의 길



누구에게나 소중한 지금 이 순간 

오랜만에 만난 그분은 여전히 바쁘셨다. 하루에 레슨이 6회나 된다고 하니 아직도 저녁은 김밥으로 때우기 일쑤이고 시간마다 있는 레슨으로 인해 나와 차 한 잔 마실 여유가 전혀 없어 보이셨다. 차 한 잔 하는 한 시간이면 레슨 한명을 못하기 때문에 그마저도 눈치가 보여 필요한 이야기만을 하고 일어섰다. 그분의 꿈은 언젠가는 자신만의 공연장을 지어 마음껏 연주회도 열고 그런 기회를 주고 싶다고 하신다. 그래서 더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도 365일 매일같이 쉬지 않고 레슨을 하신다고 했다.

또한 내가 알고 있는 다른 분은 꽤나 여유로운 경제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남들에게는 매우 인색한 편으로 인색한 이유가 더 많은 저금을 하기 위해서랍니다. 그 돈은 60세 이후 자선 음악회를 열어 모두에게 나누며 살고 싶다고 하십니다.

이 두 가지 이야기와 더불어 제가 대학생이었을 때 잠시 일했던 학원 원장님의 집주인이 생각났습니다. 학원의 아이들이 하나 둘 빠지면서 월세가 너무 부담되어 몇 십만 원이라도 낮춰 주시기를 간청했지만 그건 절대로 안 된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 그 집주인과 학원 원장님의 나이가 같았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집주인 되시는 분은 종종 학원에서 피아노도 배우셨던 분인데 이다음에 돈이 모아지면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때 나이가 같은 원장님은 늘 이렇게 푸념하듯 말했죠. "나중에 말고 지금 나를 좀 도와주면 안 되나?" 사람들은 늘 나중에 내가 돈을 많이 모으면, 나중에 공부를 많이 하면, 나중에 안정적이 되면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그 나중은 언제 오는 것일까요? 혹은 오긴 오는 것이겠죠?

그러나 이런 목표만을 생각하다보니 지금 이 순간 과정을 못 볼 때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레슨이 너무 많아 저와 차 한잔할 여유가 없으신 분은 이다음 음악회를 만들 기회는 많겠지만 2013년의 동시대의 음악회는 만들 여력이 없습니다.

두 번 째 분은 자선음악회를 열어 누구나 음악회에 오게 하고 싶다지만 때론 음악이 필요한 어떤 사람에게는 지금 필요할지 모릅니다. 더 많은 돈을 모은 후에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던 집주인이 그때 그 원장님을 일 년만 도와주셨다면 그 학원 문 닫지 않고 더 오래 운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먼 미래의 큰 숲을 보며 인생의 계획을 세웁니다.

우리 학원아이들과 이런 행사도 해봐야겠다. 돈을 더 모으면 다른 행사도 해봐야겠다.

아이들이 더 많아지면 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도 더 갖고 더 잘해보리라 하는 수많은 미래를 위한 다짐을 해봅니다. 그래서 작지만 이번 방학엔 작은 계획들을 먼저 실행해보는 제안을 드립니다.

어떤 엄마가 아이가 늘 놀아 달라고 할 때마다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를 개거나 늘 소소한 집안일로 아이의 요구를 즉석에서 들어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같은 이치로 엄마가 돈 많아지면 혹은 시간 많아지면 해줄게 그러는 사이 아이들은

커버려서 놀아 달라고 하지 않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 함께할 수 있을 때 우리 아이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함께하며 나누어 주는 지혜는 어떨까요?

 





[기사입력일 : 2014-09-0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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