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4-09-15 14:41]
임용순의 전문음악인의 길 - 무엇이 아이를 변하게 했을까요?



일 년 전쯤에 음악선생님이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기술적인 것 외에 무엇을 더 가르쳐야 하는지 음악의 기술 습득을 위한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버릇없고 말 안 듣고 수업에 대한 어떤 기대도 할 수 없는 9살 아이를 기준으로 해 여러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상적인 성장을 하게 될 런지, 계속 사랑하는 마음으로 봐줘야 좋아지는 것인지, 아니면 중간 어느 즈음에서‘엄마에게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얘는 인격적인 부분을 먼저 다스리고 오는 게 좋을 것 같네요’라고 말해야 하는지 ‘그냥 피아노를 재미없어 하는데 좋아하는 다른 것을 시키는 게 어떨까요? 라며 솔직히 말해주는 게 나을지도 고민했으며 모든 아이들이 피아노를 통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으니 음악을 그냥 즐기고 때로는 듣는 것으로 만족하고 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강하게 한 적도 있었다.

그만큼 그 아이는 악보를 읽는 것도 피아노를 치는 손도 늘 사방으로 뻗쳐 있고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고 한 시간 내내 애쓰는 표정과 모습들이 무려 10개월이나 지난 어느 날 ‘선생님은 왜 화를 안 내세요?’‘내가? ’라며 화들짝 놀라 그 아이를 바라보았더니‘네 선생님만 화를 안내시는 것 같아요’때로는 못들은 척,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기다리고 지켜보는 것 외엔 현재로선 무대책이었기에… 그러면서 신뢰를 쌓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생각한 것인데 그 아이는 오히려 나를 관찰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언제 화를 내고 자신에게 밉게 대하는지를 9살 먹은 아이는 눈치로 파악하고 있었음에 순간 놀랬기도 하고 그 아이가 딱하게도 보이며 그 긴 시간을 저 어린이는 어떤 생각으로 나와 일주일에 한번 씩 만났던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집에서 50분이나 걸려서 오는 동안 이 아이에게 중요한 건 피아노를 치는 순간 혹은 악보를 읽는 차례 등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를 관찰하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 아이였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그 질문 이후, 수업시간에 한번은 다시 묻는다. ‘선생님은 언제 화내세요?’한번 묻고는 적어도 자신에게 인내로 혹은 관심으로 바라본다고 생각했는지 신기하게도 그동안 한 번도 구부려지지 않던 왼손 5번 손가락이 가지런해졌다. 어머나! 세상에나

오른손과 왼손은 도저히 같이 칠 수 없다며 신경질 내던 아이가 양손노래를 동당 동당 연주를 한다. 선생님인 나는 그 대답을 들은 전후 달라진 게 전혀 없는데 본인이 달라지니 결과물이 달라진다. 우리는 이 아이의 이야기를 하며 결국 음악선생님의 가르침이라는 게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마음을 얻으면 되는 것인가 하는 주제를 놓고 한참동안 회의를 했다.

2014년 새해에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기로 했다. 우리와 만나고 있는 아이들은 지금 나를 왜 만나고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 본다. 피아노를 잘 치기 위해서, 바이올린 콩쿠르에 나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혹은 엄마가 원하니까, 남들도 다들 하니까, 여러 질문들 중에 분명한 건 우리는 기술을 전달하는 선생님이면서 가장 그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IT기술이 발전하여 피아노를 스스로 연주하지 않아도 피아노를 연주하는 로봇이 있다 해도 하얀 건반에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두드리거나 첼로의 현을 누르고 활을 켜는 경험을 할 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기술과 그 기술의 전달에 우리는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음악선생님은 선생님 이상의 그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기사입력일 : 2014-09-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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