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4-09-16 11:38]
임용순의 전문음악인의 길 -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선생님의 2가지 유형 중에서 선생님이 학생에게‘넌 연습을 한 거니 안한 거니?’라고 물었을 때 안했을 경우엔‘넌 잘하지도 못하면서 연습도 안하니?’라는 말이 될 것이고 했을 경우에도 ‘넌 연습한 게 이 모양이니?’라는 표현이 될 것이다.

또한 선생님이‘넌 도대체 무슨 뜻인지는 알고나 연주하니?’라고 물었을 때 학생의 대답으로 모를 경우에는‘그것도 모르고 연주하는 게 생각 있는 거니?’라고 말한 것이 될 테고 안다고 할 경우에도‘아는 애가 그렇게 연주하니?’라고 한 표현이 될 것이다. 학생 입장에선 볼 때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되면서 자신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70세 되신 할아버지와 피아노 수업을 시작하면서 그분의 솔직한 답변에 더 많은걸 생각하게 했다. “왼손의 5번째 손가락이 자꾸 ‘솔’대신 ‘라’를 짚게 되는데 이건 어떻게 고치나요?" ‘음 머릿속에서 손가락을 벌리는 폭을 조금만 더 좁게 벌려주는 연습을 하시면 되는데…’까지 설명하면서‘아 할아버지는 마음속 뜻대로 되지 않는 손가락이 얼마나 답답하실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 아이들 입장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악보를 읽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읽는 것까진 되었는데 읽은 것을 건반에서 누르려니 자꾸 다른 음을 누르게 되고 틀리기만 하니 하기 싫어지고 잘 안 고쳐지니 짜증을 내는 아이에게 '연습을 더해라! 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으니 어떻게 하면! 더 구체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까? 답답하다. 바이올린의 정확한 음정을 짚고 싶은데 손가락이 자꾸 다른 음을 짚는 것을 또 어떻게 설명하면 도움이 될까? 음정 신경 쓰면 활 잡는 모양이 망가지고 활 바르게 잡으면 악기가 비뚤어지고 이런 총체적인 문제를 조금씩 고쳐가며 악기를 배워가기 마련이지만 때로는 학생입장에서 답답한 그 무엇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줘야 하는 어떤 시점이 있다는 것이다.

재미있게 말해주고 친절하게 말해 주는 것 이상의 진짜 본질에 입각한 구체적인 설명 말이다. 할아버님과 손가락 연습을 피아노 뚜껑을 덮고 마치 손가락 멀리 뛰기처럼 손가락을 이리 저리 움직이며 손가락 폭 가늠하기 연습을 해보았다.

그 연습이 연주에 즉시 효과가 나타난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할아버님 입장에선 무엇인가 마음의 안정을 찾으신 것 같았다. 어떻게? 라는 질문에 약간의 답을 얻었다고나 할까?

7살 어린이의 바이올린 시간에도 4번째 손가락이 구부려지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와 손가락의 모양과 위치 등에 관하여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보았다. '선생님 손가락이 이렇게 생기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손가락이 6개였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등의 주입식 수업 전달 만이 아닌 구체적인 이유를 찾아보며 재밌고 유익한 수업이 되었다.

수업이 끝난 후, 계속 머릿속에서 아이들이 질문했던 말들을 흘려버릴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 방법이 뭘까 하는 생각이 필요했다. 공부는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잘해 가는 것이 맞는다는 것을 어른이 되어보니 더욱 절실히 알게 된 진리이지만 내게 좀 더 이런 방법을 함께 찾아봐주는 선생님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문제들의 답은 어떤 책에도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고민과 연구를 통해 우리 선생님들은 좀 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과 답변들이 악기를 다루는 문제에만 존재하는 것 같지만 음악회를 기획해서 악기를 편성하고 해설을 하는 ‘클래식 큐레이터’의 역할도 그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겨울, 음악의 아버지와 음악의 어머니인 ‘바하와 헨델’에 대해 설명할 때도 며칠이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그냥 외우라고 해서 외우는 명칭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청중들의 마음속 깊이 알고 갈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보며, 우리는 너무 많은 지식을 그냥 생각 없이 읽고 외우고 받아드렸는지도 모른다.

 

 





[기사입력일 : 2014-09-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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