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5-05-15 15:47]
【특별기고】 나의 음악 이야기 - 5
아이디어로 유토피아 세상을 만들어가다


( http://blog.naver.com/lavenderabit )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 “돌아온 슈퍼맨과 21C 신사임당들” 편에서 여백이 부족해 소개하지 못했던 한 가족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신문에 소개하고 있는 방법과 사례는 학원 음악교육에 적용해서 가장 효과를 봤던 방법과 사례를 토대로 개인레슨에 적합하도록 변형한 것으로 방과 후 역시 그에 맞는 적절한 변형을 한다면 잘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개발된 교구 외, 현재 개발, 제작 중인 음악교육 프로그램에 포함된 내용은 자세하게 언급하지 못한 점 양해를 구합니다.)

<5. 부모교육의 효과 >2012년, 핑거니스트 개발과 생산문제로 그만두었던 레슨을 사례 연구를 위해 다시 시작하기로 한 2014년 1월 말 늦은 밤,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서 지난 1년 간 함께 했던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1. 피아노에 상처 받은 아이 ]

초등학교 1학년 때 피아노를 처음 접했으며 10개월 간 피아노를 학습했지만 혼자서 간단한 멜로디나 악보하나 제대로 치고 볼 수 없었다., 피아노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져 결국 그만두게 되었는데 가끔씩 피아노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건반을 만지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다시 배워볼까?”라고 물으면 “아니!”라며 단호한 듯 피아노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그런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기회만 엿보다가 1년이라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게 되었고, 이번에 3학년이 되는데 더 이상 미루게 되면 영영 피아노를 배울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끈질기게 설득하여 레슨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는 어머님 얘기를 들으면서 피아노를 꼭 가르치고 싶으신 이유가 있는지 여쭤보았습니다. “ 일단 피아노에 대해 완전히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취미로 악기를 한 가지라도 다룰 줄 알면 공부하다가 지치거나 이런저런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또 아이가 한 명이라 아주 잘 치진 못하더라도 피아노를 즐겼으면 하는 소망이다”라고 어머니는 말하셨습니다. 얘기를 들으니 학생은 피아노를 너무 싫어하고 있고 1년 전 10개월간의 학습은 배우지 않은 상태와 다름없는, 아니 오히려 아물기 힘든 상처만 남겼다는 생각과 함께 마음이 착잡해 피아노를 꼭 배워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렸지만 피아노 기초 과정이라도 마쳐서 간단한 것이라도 칠 줄 알아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하셔서 더 이상의 얘기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학습했던 피아노 교본이 좋다고 해서 그걸 사용했는데 오히려 안 맞는 것 같아 이번에는 바이엘로 학습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니 바이엘로 지도하는 선생님이셔서 좋다고 하셨습니다.(사실 어떤 교본이든 상관없지만 음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전반적인 과정을 가르치기 적합하고 내용을 좀 더 편하게 전달하면서 활용도가 높은 바이엘 교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1>은 레슨 첫날 학생을 마주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이후로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9개월 간 반복적으로 누워있거나 숨어있는 행동을 하는 학생을 데려와 피아노 의자에 앉혀야 레슨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차근차근 하나씩 다시 배우면서 피아노 학습에 적응되었는가 싶으면 어김없이 도망치고, 이제는 적응됐겠지 라고 생각하면 도망치는....... 피아노는 좋아하는데 또래아이들에 비해 낮은 단계의 학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 자존심을 건드린다는 것과 조금이라도 낯선 악보를 보면 스스로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어렵게 느끼면서 머릿속이 하얘지는 시쳇말로 ‘멘붕’이 오는 상황의 연속임을 재차 확인하면서 낮아진 자존감의 빠른 회복이 우선이라 판단하고 주당 레슨 횟수를 늘려 기간은 줄이면서도 정확하게 자기주도 학습을 하기 위한 훈련이 필요했으며 그래야 학생이 즐길 수 있다고 어머님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2. 부모는 언제나 변함없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표면적으로 피아노 학습에서만 문제를 겪는 것처럼 보였지만 레슨을 해 보니 다른 과목에서도 공통적으로 겪고 있을 수동적인 태도와 학습방법에 문제(그대로 방치하면 1~2년 내 표면적으로 드러날)의 기미가 보였으며 이전 피아노 선생님과의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서 피아노학습에서 유난히 두드러진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학생과 친밀감을 형성하면서 소통한 후, 태도와 방법에 대한 훈육이 필요했고 때로는 습관을 고치기 위한 아주 엄한 훈육과 일관된 태도가 필요했으며 가정에서 부모님 역시 이렇게 지도해 주셔야 한다는 것과 왜 이런 과정이 필요한지를 이해하셔야 원활한 학습에 도움이 되므로 무엇을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지 양손학습 초입까지 직접 배워보시길 권하였고 부모교육을 통해 학생이 겪게 될 어려움을 공감하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과정의 힘듦을 참지 못하고 그만두겠다고 할 때마다 어머님이 책임지고 달래고 받아주셔야 한다는 것과 레슨 중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할 말은 절대 학생 앞에서 해선 안 되며 이후에 그 내용을 절대 학생이 알아서도 안 된다는 것을 꼭 지켜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처음부터 저의 말을 완전히 신뢰하셨던 것은 아닙니다. 부모교육 이후에도 레슨 후 다른 과목에도 공통적인 문제점이라고 얘기 드리면 완전히 공감하지 못하셨지만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제 말을 신뢰하게 되었고 어머님과 신뢰를 형성한 덕분에 학생이 힘들어할 때에도 흔들림 없이 레슨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의 의지가 약해질 때면 어김없이 나쁜 습관과 태도가 나왔고 그때마다 “아는 것이니 가르쳐 줄 수 없다.”며 단호하게 스스로 하도록 하게하면 눈물을 흘리면서 하다가 결국, 혼자 힘으로 끝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신감을 가지면서 미소 짓는 아이를 볼 때마다 기쁘면서도 그 과정이 예상보다 3~4배 길어져 제가 점점 지쳐갔고 어머님 마음도 흔들리셨을 것 같아 레슨을 중단해 보시는 것은 어떠신지 말씀드리니 조용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힘들지만 괜찮다”라며... 물론 주당 레슨 횟수를 늘리게 되면 레슨비 부담도 크지만 지금까지 보았던 선생님의 열정과 노력을 믿고 맡기겠다며 저의 제안을 아무 말씀 없이 받아들여 주셨고 선생님의 고민까지 함께 나누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셨던 외유내강형의 어머님이셨다. 아버님도 자녀의 힘든 과정에 도움이 되고자 자녀와 선생님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해 주셨던 든든한 지원군(지금까지 레슨하면서 아버님의 첫 참여)이 되어주셨습니다.

부모교육과 지속적인 상담으로 부모님과 소통하면서 제가(선생님) 지쳤을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부모님과 선생님 간의 소통 정도가 학습결과에도 큰 영향이 미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었던 소중한 세 번째 경험(2004년 첫 경험과 2005년 두 번째 경험 이후)이었으며 지난 호에 소개한 부모님들께 피아노의 시작을 즐겁게 하기 위해 부모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좀 더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스스로 할 때 즐거울 수 있고, 상처도 스스로 지워가는 거야.]

레슨을 시작하고 6개월 즈음부터 느리지만 조금씩 더 성장하고 자신감 있어졌지만 여전히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 남은 과정을 끝까지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아 ‘하기 싫은 피아노레슨 빨리 중단하기 위해 열심히 하자!’라는 말도 안 되는 목표까지 만들어 주었는데 의외로 피아노를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조삼모사라고나 할까요?)

그렇게 조금씩 성취감을 맛보며 상처가 치유되고 점차적으로 피아노 치는 즐거움을 알아가게 된 학생에게 “봐, 피아노는 힘든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이고 무엇보다 너는 피아노를 좋아하는 사람이야!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어. 그저 별것 아닌 상처가 난 것뿐이었고 그 상처를 치유할 힘이 약해서 선생님과 엄마가 도와 준 거야. 이제는 상처가 다 아물었을까?”라고 물으니 “아뇨, 아직 조금 남은 것 같아요” ,“그래! 근데 있지? 네가 말한 조금 남은 상처는 선생님도 엄마도 아물게 할 수는 없어! 너 스스로 극복해야하는 것들이고 앞으로 좀 더 용기가 필요한 힘든 악보들을 스스로 학습하면서 혼자 뛰어넘어야 하는데 그게 싫다면 동요 수준의 악보를 혼자 보고 칠 수 있는 지금 그만두는 것도 괜찮아. 엄마는 내가 설득할게.”라고 말했더니 조심스레 “체르니 100번 쳐 보고 싶어요.“라고 처음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하는 학생을 보면서 ‘이때다!!!’ 싶었습니다.

”그러면 지금까지와 같은 행동은 더 이상 하면 안 돼. 그런 행동을 안 하겠다는 약속을 할 자신이 없다면 선생님은 오늘까지만 레슨하고, 레슨을 그만둘 생각이야. 어때? 약속할 수 있겠니?“ 약속을 안 하자니 체르니 100번을 해 보지도 못하고 레슨을 중단하기는 싫고, 약속을 하자니 지킬 자신이 없어 당황하고 있는 학생에게 한 번 더 단호하게 ”레슨을 시작하기 전에 숨지도, 누워있지도 않아야 하고 대답도 잘하는 좋은 학습 태도를 보여야 레슨해 줄 거야. 또 스스로 악보 읽는 것을 두렵게 여기지 않을 때 상처도 아물 수 있고, 남은 바이엘 과정도 무사히 마칠 수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겠니? 지금 당장 결정하기 힘들 거야. 2주 정도 시간을 줄 테니 스스로 생각한 뒤, 엄마와도 상의하고 레슨을 할지 말지는 반드시 네가 결정해서 나한테 얘기 해 줘.“라고 얘기했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네“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 선생님도 계속 열심히 도울게.“라고 말하고는 걱정이 앞서 울먹이려는 학생을 안아주었습니다.

[4. 선생님, 이제는 체르니 30번이 어떤지도 궁금해요.]

피아노보다 다른 과목의 학습태도가 먼저 달라져 성적도 조금 향상된 학생은 2015년 4월 2일 바이엘과정(상, 하로 나눠진 바이엘 내용에 가까운 교본 모두 학습)을 마치고 4월 첫 주부터 체르니 100번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015년 1월까지 끝낼 수 있었지만 체르니 100번 과정부터 하농과 체르니 정도는 비전공 학생들도 스스로 학습하고, 선생님이 확인만 하는 레슨을 하고 있어 학생의 마음을 좀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해 얼마 남지 않은 까다로운 악보들조차 가르쳐주지 않았고(처음 접한 것은 설명만 해 줌) 학생 스스로 악보보고 지금까지처럼 처음부터 양손(오른손, 왼손 개별 학습 없이)으로 치도록 지켜보는 레슨을 하느라 2개월 지연되었습니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학생이었지만 이제는 자랑스러운 학생이고 앞으로는 얼마나 더 달라질지 기대되는 학생이며 흔들림 없었던 어머님의 희생과 그리고 그 뒤를 묵묵히 지켜봐주시면서 함께해 주신 아버님의 공이 컸던 학생으로 부모의 양육태도와 부모교육이 자녀의 성장과 학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학생입니다.

 

 






[기사입력일 : 2015-05-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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