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5-05-15 16:02]
임용순의 전문음악인의 길



'그 정도면 됐어'

그 3학년 남자아이를 만난건 아마도 1년 전, 우리 학원에 등록하면서부터 인 것 같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 아니라서 그저 인사만 하는 정도로 체르니 30번에 막 들어간 그 아이는 잘 치지도, 그렇다고 못 치지도 않는 편에 속하는 그럭저럭 피아노 수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어떤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게 확실해 보였다. 곧 있을 발표회에서 어떤 곡을 연주할지 곡조차 고르지도 못한 채 망설이고만 있었다. 운동을 잘하는 편도 아니었고 음식을 좋아하거나 게임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은, 매사에 소극적인 편에 말수도 적은 아이라 학원에서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는... 사실 어떤 날은 그 남자아이가 있는지 조차도 모를 때가 있었다. 부모님은 아이의 인성과 예술적 감성지도를 위해 악기 수업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계시니 아마도 앞으로 2년 정도는 피아노 수업을 계속하게 될 텐데 그냥 이대로 좋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그 정도면 됐어'라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평범한 그 어린이가 내 학생이 되었다. 함께 수업을 시작해보니 악보도 잘 읽는 편이었고 리듬감도 나름 괜찮았고 피아노도 그렇게 싫어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시큰둥한 아이가 된 걸까? 연습량을 늘리기 시작하고 책의 권수를 늘려가며 곧 있을 콩쿠르에 나가 볼 것을 권해 보았다. 피아노를 아주 잘 치는 중학생 누나의 모습을 보여주며 자극을 주었더니 점점 피아노를 잘 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 연습량은 초기에 비해 무려 4배나 늘어나며 나는 더 많은 것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아이는 말수가 적었지만 조금 다른 성격의 아이로 변하기 시작했다. 어디까지 아니 언제까지 이런 수업을 계속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선생님인 내게도 생긴다. 저 어린이는 과연 피아노의 새로운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까? 5옥타브 스케일을 최대한 빠르기로 한 번도 틀리지 않게 매끄럽게 가능할 것인가? 셋 잇단 음표와 엇갈리는 8분 음표 리듬을 정확히 연주해 낼 것인가? 손가락의 각각에 힘을 키우고 손목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까지 연습의 강도는 처음의 8배나 되었다. 어린이의 부모님은 걱정하는 전화와 문자가 수시로 오고... 내 스스로도 그만두어야 하는지 계속 해나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이 된다. '그 정도면 됐어', '그만하면 잘했어'라는 말은 언제 쓰면 되는 걸까? *영화‘위플래시’의 내용을 토대로 편집해 본 글입니다. 꼭 한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기사입력일 : 2015-05-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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