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5-10-14 13:58]
특별기고:이주은의 음악의 모든 것 44
독일 함부르크의 모든 것


필자가 작년 9월 26일, 독일로 유학 왔으니 딱 일 년이 지났다. 이번 호에서는 일 년 동안 생활하며 느끼고 배운 독일에 대해 소개해 보기로 한다^^

2년 전쯤인가? 어느 토크쇼에서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인터뷰하는 영상을 보았다. 인터뷰 중에 손열음이 말하는 내용이 나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었는데 “독일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에요. 독일에 도착하면 일단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져요. 쉬고 싶을 때면 어김없이 독일을 찾죠. 독일은 저에게 그런 곳이에요”라는 인터뷰가 항상 내 귓가에 맴돌았다.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또 한분인 김정운 교수는 TV에서 말하기를 유학 생활이 너무 고되고 힘들어 한국으로 되돌아왔다고 말했었다.. 물론 다시 독일로 돌아가 박사학위를 마치고 독일에서 대학교수까지 했었지만 지독하리만큼 우울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었는데 당시 자신을 잡아주고 위로해 주었던 유일한 친구가 음악이고 슈베르트라고 말했다. 그는 가곡 ‘겨울 나그네’를 힘들고 우울할 때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한반복으로 들으며 유학생활을 무사히 견뎌낼 수 있었노라고… 그래서인지 지금도 김정운 교수는 슈베르트와 비슷한 차이나칼라의 의상과 슈베르트가 썼던 동그란 안경을 즐겨 쓰고 다니는 것 같다.(필자는 쇼팽과 함께 유학생활을 해나가고 있는 것인가? 쇼팽 에튀드와 쇼팽 피아노 협주곡1번을 매일매일 듣고 있으니 말이다~) 본론으로 돌아와 독일이란 나라는 알면 알수록 깊이가 있고 다양한 생각을 낳게 하는 나라인 것 같다. 필자도 유학생활 1년이 지나고 보니 손열음이 했던 말이 실감나며 공감되기 시작했다. 비록 난 일 년밖에 안 되었는데도 이처럼 편하고 좋은데 오랫동안 독일에서 공부했던 그들에겐 어떠한 고향 같을까^^.

함부르크의 비싼 물가

우선 함부르크하면 Hamburg , Hamburger가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 햄버거 중에도 특히 짐블럭 햄버거가 정말 맛있고 유명하다. 베를린에 이어 독일의 두 번째 도시인 함부르크는 부자들의 도시라 물가가 비싼 편이다. 그런데 마트에 가보면 채소나 음식재료들은 너무 싸서 음식을 해 먹기엔 부담이 없다. 어떻게 보면 한국보다 물가가 싼 것 같아 알뜰살림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Penny라는 마트는 매우 싸다.) 함부르크 집값은 다른 도시보다 비싸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집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로 들었는데 그 때는 이해가 가질 않았었다. 부동산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집들이 넘쳐나 집을 못 구하면 부동산에 가서 구하면 되잖아? 라고 했지만, 집을 구하는 사람은 넘쳐나는데 비해 매물이 별로 없었고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보증금보다 비싼 경우가 허다해 부동산 중개업을 통해 집을 구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필자도 4개월 동안 집을 구하기 위해 사이트를 밤새도록 검색하고, 수십 통이 넘는 메일을 보낸 후에 기적같이 맘에 드는 집을 구하게 되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곳은 동양인이 없는 오피스텔형의 아파트이다. 교통권은 베를린이 거의 7유로(6.90 이었던 것 같다.)인데 반해 함부르크는 6유로이다.

이것도 올해부터 오른 가격이다. 독일은 버스, 지하철 교통권을 정기권을 끊거나 당일마다 끊는다. 신기하게도 담당직원들이 불시로 검문하며 표 검사를 한다.(두 명이 한조가 되어 사복차림으로 신분증을 꺼내 직원이라 밝힌 후 티켓 검사를 함) 가끔 걸리는 사람들도 눈에 띄는데 벌금은 60유로이다. 원래는 40유로였는데 이 또한 올여름부터 인상되었다고 한다. 버스는 승차할 때는 표를 보여주고 타는데 가끔 사람들이 많은 경우에는 뒷문을 이용, 검사를 피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많이 타고 내리는 M5번 버스 같은 경우는 아예 표를 안보여주고 타는데 가끔씩은 이곳에서도 담당직원이 티켓 검사를 하기도 한다.

이제까지 버스 검사를 하는 것을 3번 정도 봤고 전철에서는 한 달에 한 두 번씩 본 것 같다. 흔치않은 경우도 있는데 검사하는 사이로 도주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 나라에서든 그렇겠지만 특히나 이 나라는 정직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다. 기차표 역시 티켓이 없으면 기차역 중간에 내려 다시 사야하고 절대로 봐주거나 온정을 베푸는 일이 절대 없다. 독일은 새벽, 심야 언제나 버스, 전철을 탈 수 있어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택시 탈 일이 없다. 택시는 기본요금이 5천원 정도부터 시작되어 부담되는 금액이다. 또한 유럽은 교통이 잘 발달되어 전철, 버스, 기차 등이 정말 편한데 함부르크에는 없지만 베를린에는 트램까지 있어서 이동이 수월하기도 한데 집 근처에 있는 Dammtor역에서 출발하면 학교나 친구들도 쉽게 만날 수 있고 스위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들도 쉽게 이동할수 있다.

독일 생활에서 느낀 점

아무리 생각해봐도 독일은 정말 멋지고 훌륭한 나라다.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외국인들까지 공부를 시켜주고 있으니 말이다... 중요한 건 국민들 또한 그것을 아까워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인종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동등한 입장에서 지원과 응원을 해준다는 것이 참으로 부럽기만 하다. 독일의 국민성은 대체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으면 무조건 찾아가서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길을 물어본다면 가던 길을 멈추고 핸드폰으로 구글을 검색하여 길을 알려주거나 같이 집근처까지 가주기도 한다. 브레멘에서 구글이 안 되어 길을 잃었을 때 유모차를 끌던 한 부부는 나를 십분도 넘게 걸리는 버스정류장에까지 데려다 주었고 함부르크 알토나 이케아에서는 물건을 너무 많이 사서 낑낑대던 나에게 어떤 아주머니는 도와주겠다고 자청하였다. 버스정류장까지 너무 멀어 괜찮다고 했지만 그 아주머니는 걱정 말라며 10분 넘게 걸리는 정류장까지 짐을 들어주기도 하였다. 내 친구 경우는 한국에서 함부르크로 돌아오는 날, 캐리어가 세 개여서 도저히 걸어갈 수가 없었는데 어느 여대생이 다가와 20분이나 되는 집까지 짐을 들어주었다고 한다. 게다가 친구 집이 엘리베이터 없는 3층이었는데 거기까지 짐을 옮겨주어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 입성까지 힘들었던 점

독일에서 비자 받기란 쉽지 않다. 학생 비자가 있기는 하지만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아는 분들은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준비만 잘 하면 되겠지 뭐가 문제냐고 반문했더니 괜한 꼬투리를 잡아 비자를 내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비자 받으러 가보니 그게 사실이었다. 사진을 다시 찍어 와라, 지난번 서류를 냈지만 다시 해 와라, 담당자가 바뀌었으니 언제쯤 와라 등등으로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5번 정도 시키는 대로 했더니 반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그동안 3개월짜리 임시비자만 내주면서) 내 친구는 베를린에서 비자를 신청했기 때문에 서류를 완벽히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류가 도착하지 않았다, 뭐가 문제다 라면서 그 친구 역시 5번은 족히 왔다 갔다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한 번에 된 경우도 있는데 어떤 직원을 만나냐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는 것 같았다. 누구는 10개월, 누구는 1년, 누구는 2년 만에 비자를 받는다. 거주지 등록할 때도 너무 웃긴 게 나랑 똑같이 서류 빈칸을 채운 옆자리 중국인 여학생은 다음에 다시 오라고 했고, 다른 직원한테 갔던 나는 한 번에 거주증 등록(안멜둥)을 받았다. 서로 상의해서 똑같이 채운 서류였는데 말이다. 어쨌든 유학 일 년 동안 나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웰컴 비자센터였다.

독일에서 발견한 새로운 점

ㆍ남녀노소 음악을 즐기는 게 눈에 보인다. 연주 홀에 가보면 정장차림의 나비넥타이를 맨 어린이들이 오페라를 즐겨보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ㆍ전철 문은 본인이 직접 열어야 한다.(초록불이 들어오면 버튼을 누르고 승. 하차한다) ㆍ전철이나 버스에 유모차 ,휠체어 ,개 등이 자연스럽게 타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타고 내리는 걸 도와준다. 운전기사가 버스와 전철에서 내려 휠체어와 유모차 이동을 돕는 게 의무라고 한다.(하지만 그전에 사람들이 당연하게 먼저 도와준다) ㆍ식당이나 카페 등 어디서든 개와 함께할 수 있다. 개는 가족이고 친구이기 때문에 동행할 수 있으며 신기한 건 개가 전혀 안 짖고 굉장히 얌전히 말을 잘 듣는다.(개들을 위한 특별교육이라도 받는 것은 아닐까?) 이 나라에서는 개한테 물리면 유학생활 동안 살 수 있는 생활비를 받을 수 있을 만큼 보상을 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개들이 다 착해서 물지를 않는다는 것! ㆍ유럽은 담배가 너무나 자연스럽다. 할아버지 할머니 어린 여자애까지 걸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담배를 즐긴다. 그 누구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뭐라 말할 수 없으며 오히려 담배냄새로 인해 불편한 티를 내면 티를 낸 사람이 미안할 정도로 담배는 자연스러운 문화의 일부다. ㆍ얼핏 듣기로 독일에서 함부르크만 유일하게 동성애가 합법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자들끼리 카페같은 곳에서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하거나 남자끼리 손을 잡고 애정행각을 벌이는 모습을 일 년 동안 여러 차례 봤는데 그 누구도 신경을 쓰거나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다. 매춘 역시 직업의 하나일 뿐이다. 길거리의 잡지나 여자 벗은 사진이 자연스럽다. TV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남녀의 모습도 자연스럽다. 정글체험 같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남녀 네 명이 알몸상태로 생활하는 공중파 채널도 있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혼욕문화이다. 온천이나 헬스장, 수영장 같은 곳에서 남녀가 같이 샤워하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필자는 아직 안 가봤는데 여기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문화이고 하나도 이상스럽지 않은 일이다. 어려서부터 가족끼리 사우나를 하는 게 익숙한 문화라 너무 자연스럽다고 한다. 해변 가에 가면 누드로 선탠을 하는 여자들도 많다. 이렇게 성문화가 아주 개방적인데 신기하게도 성범죄가 거의 없다고 한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사람들이 독일 온천에 가서 혼욕문화를 경험하고 후기를 올린 것들이 있는데 모두들 하나같은 결론을 짓는다. 처음 5분정도만 어색했고 그 다음부터는 자유인이 된 것 같았고, 아무도 신경을 안 쓰니 부끄럽지도 않다고….그게 당연한 일 같이 느껴진다고 한다. 정말이지 성문화가 오픈된 독일이다. ㆍ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수영을 모두 잘한다. 크고 작은 호수들과 강이 많은데 날씨좋은 날은 거기에서 햇빛을 맞으며 카누를 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카누를 앉아서 하는 것도 있지만 작은 서핑보드만한 카누에 서서 노를 저어 가기도 하는데 구명조끼 입은 사람을 딱 두 번 본 것 같다. ㆍ남녀노소 자전거를 즐긴다.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출퇴근, 등하교에 자전거를 많이 이용한다. 면허 따는 게 굉장히 까다롭고 비싸서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많이 애용한다. 한국에서는 보통 어렸을 때 보조바퀴 있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는데 이곳에서는 페달없이 발로 땅을 밟으며 자전거 연습을 한다. 그래서인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자전거를 타게 된다고 한다. ㆍ표정들이 대체적으로 밝고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다. 길 가다가 인사를 하는 게 자연스럽고 눈이 마주치면 웃는다. 모르는 사람끼리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게 자연스럽다. 한번은 필자가 전철을 기다리면서 벤치에 앉아 방금 전에 샀던 메이크업 브러쉬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여자가 다가와 옆에 앉더니 “ 안녕, 그 브러쉬 써봤나요? 그 제품 어떤 것 같아요? 나는 ○○제품을 쓰는데 이번에 바꿔보려고 해. 그거 괜찮으면 추천해 줄래? 이러면서 스스럼없이 말을 건넨다. ㆍ인격적인 차별이 없다. 인종차별, 성차별, 직업차별 등. 물론 아주 가끔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동등하게 대한다. 어린아이도 존중받는다. 정말 훌륭한 문화인 것 같다. 많이 배우고 느낀다. ㆍ무엇을 하든 자유롭다. 예술가들이 가득한 나라인 만큼 시내 곳곳에 가면 피아노 연주와 첼로, 바이올린, 기타, 노래를 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고 아코디언 연주도 볼 수 있다. 예술가, 일반 시민 모두가 자유롭다. 누가 무엇을 하고 어떤 의상을 입었든 신경의 대상이 아니다. 유난히 남에 대해 신경 쓰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세계다. ㆍ커피, 차, 와인, 맥주, 자전거, 개, 아이스크림 등을 좋아하며 잘 사는 사람도 명품에 관심이 없고 검소하다. 그래서 옷차림만 보고는 그 사람의 경제력을 알 수 없다고 한다.(정말 부자이지만 낡은 가죽시계와 다 닳은 구두를 신고 있기도 하기에...) ㆍ팁이 존재하는 문화이다.(서비스를 한 사람에 대한 예의로) ㆍ밤거리가 안전하다. 어느 나라든 밤에는 조심해야겠지만 치안이 매우 좋은 편이라고 한다. ㆍ선진국이지만 종이문화가 성행한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모든 자료는 종이로 해결한다. 버스나 기차표도 QR 코드를 찍으면 되지만 그 코드가 있는 종이티켓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약에 사진으로 찍어둔 기차표(내 이름과 날짜, 시간, 좌석번호)가 있는데도 종이티켓을 소지하고 있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티켓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 ㆍ그 어디에도 버튼식 열쇠가 없다.(한 번도 보지 못했음) 무조건 아날로그식 집 열쇠로 문을 연다. 열쇠를 잃어버린다면 큰일이다. 의외로 돈이 많이 든다. 그런데 열쇠복사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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