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6-03-25 13:02]
*음악의 모든 것 (독일 유학기 / 졸업연주) - 50



늦은 나이에 시작된 물설고 낯선 유학생활에서 드디어 1차 졸업연주가 끝났다. 힘들고 고단했던 가운데 치러진 이번 독일에서의 졸업연주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 프롤로그>> 독일에서 졸업연주를 치르다니!!… 감회가 새롭다. 필자는 대단한 연주자도 그렇다고 유명한 사람도 아니다. 게다가 타고난 재능도 없지만 오늘만큼은 자화자찬하며 긍정평가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격려의 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심정이다. 2014년 3월, 35세의 나이로 이화여대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남기고 독일 유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이곳에 왔었다.(이대 입학 때도 동기 중에서 제일 노장^^) 어찌됐든 이화여대 대학원을 마치고 그해 9월, 독일로 왔다. 필자가 9월생인데 독일은 만 나이를 쇠니까 34살의 나는 턱걸이 하듯 꽉 찬 나이로 독일음대에 입학했다. 그러던 내가 벌써 졸업연주를 하게 되었다니 세상은 쏜살같다는 표현에 공감하며 감개가 무량해졌다. 늦은 나이에 유학을 결심하고 얻은 결과이니 더욱 특별하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2010년 8월, 국내 병원에서 음악으로 봉사연주를 한창하고 있었을 때 유방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유학생활은 정말로 기적과 같은 행운이다. 그래서 독일거리를 혼자 거닐었을 때나 거리연주를 들었을 때도, 외국 사람들 앞에서 연주했을 때도, 노천카페에 앉아 햇빛을 쐬며 커피 한잔했을 때도 모든 것이 그저 신기롭고 감사했던 때도 있었다. 독일 유학생활이 없었다면 지금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라는 상상을 해보면 지금의 유학생활이 내 인생에서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새삼 깨닫는다. 물론 힘들고 아팠던 기억들도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모든 게 감사할 따름이며 음악 속의 주인공처럼 자신을 더욱 소중하게 사랑하며…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감격한 나머지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았다. 그럼 본래의 취지로 돌아와서 독일에서의 졸업연주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필자의 전공이 반주과이기 때문에 기악, 성악, 오페라 반주에 대해 논해보기로 한다. 졸업연주는 앙상블로 한다. 졸업연주는 1시간 이상의 프로그램으로 두 번해야 하고 콜로키움이라는 것을 준비해서 발표해야 한다. 이번 나의 1차 졸업연주는 콜로키움을 같이하는 프로그램으로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됐다. 첫 번째 테마로는 교수가 주는 악보를 보고 1초안에 바로 치는 초견시험을 봤다. 교수와 학장 앞에서 초견시험을 보고 이후에는 독일어로 콜로키움 발표를 했다. 오페라 "코지 판 뚜떼'에 나오는 아리아 'rivolgete a lui lo sguardo'에 대한 설명과 곡 분석을 발표하는 것인데 곡 연습하랴 발표내용을 독일어로 준비하랴 정말 바쁜 날들이었다. 한국어나 영어로 된 자료들은 다시 독일어로 번역해서 정리해야 했고, 독일어로 된 자료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한국어로 다시 번역을 해야 하는… 게다가 독일어 발음까지… 아! 정말로 졸업연주는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어쨌든 초견 10분, 콜로키움 발표 10분을 마치고 이어서 오페라 '코지 판 뚜떼'에 나오는 아리아 'rivolgete a lui lo sguardo'을 바리톤과 연주했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엔나 초연당시 이 곡이 너무 길어 다른 곡으로 대체되었었다는 사실이다. 요즘에 바리톤 오디션 곡으로 많이들 부르는 유명한 곡이다.) 그리고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비올레타와 제르몽의 듀엣 아리아 "Ditte alla giovine"를 연주했다. 이어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2막 피날레 부분을 노래 없이 피아노로만 연주했다. 예전에 어떤 성악가가 TV인터뷰 했던걸 본 적이 있는데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2막 피날레가 가장 좋은 부분인 동시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났는데 그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며 지나쳐버렸는데 연습하면 할수록 정말 좋기도 하고 동시에 정말로 어려웠다. 피아노 음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은데 표현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같은 템포로 정확하게 이어나가는 것과 다이내믹 살리기가 무엇보다 관건인 것 같았다. 변박이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자칫 빨라지기가 쉬운데 끝날 때까지 쉬는 시간 없이 연주가 진행됐고 바로 가곡 차례로 이어졌다. 소프라노와 함께 독일가곡 7곡을 연주했다. 모차르트의'클로에 에게'/슈베르트의'가니메드','물레 감는 그레첸'/슈만의 '봄이다',‘헌정’/브람스의 'Wie melodien zieht es' /볼프의 'Mausefallensprüchlein'이었다. 특히 슈베르트의 가니메드라는 곡은 처음 알게 된 곡인데 필자의 마음에 쏙 드는 곡이었다. 한 곡 안에 정말 다양한 분위기가 담겨있었다. 꼭 한번 들어보시기를 권한다. 그리고 볼프 곡은 느린 곡들만 연주해 봤었는데 마지막 곡인 'Mausefallensprüchlein'은 굉장히 빠르고 유쾌한 곡이었다. 톰과 제리처럼 쥐와 고양이에 대해 묘사하고 있는 통통 튀는 곡이다. 이 후에는 러시아의 남자 첼리스트와 함께 베토벤 첼로 곡을 연주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아리아를 베토벤이 변주곡으로 만든 멋진 곡이다.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미샤 마이스키가 연주한 영상을 적극 추천한다. 국적을 떠나 러시아 사람과 한국 사람이 독일에서, 서로 다른 독일어로 음악을 이야기하고 연습하고 맞춰나가고 연구하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고 신기하고 멋진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2014년도와 2015년도에 비엔나 국립음대 디플롬 수료할 때 외국 학생들(악기로)과 연습한 이후로 처음 같이 연주를 해보는 거였다. 어찌나 신기하면서도 즐겁고 멋진 경험이었는지! 깊이 있는 말은 통하지 않아도 음악으로는 가능하다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정말 음악은 만국 공통어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연주가 모두 끝난 후, 학장과 교수님이 십 여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시더니 나보고 다시 들어오라고 하신다. 그리고 1차 졸업연주 시험은 합격이라며 2차를 준비하라고 하신다. 1차 졸업연주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다시 1차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긴장했지만 다행히도 1차 졸업연주는 무난히 통과했다. 사실 1월과 2월에는 다른 학교에서의 입시시험 여행, 2월말에는 또 다른 연주, 3월 1일에는 캄머앙상블 연주, 3월 3일은 1차 졸업연주,3월 11일은 오페라 갈라 연주, 4월 중순에는 2차 졸업연주 준비를 비롯하여 연주회 사이사이에 있는 뮌헨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크 등지로의 여행 예정까지C 정말이지 바쁜 날들의 연속이다. 졸업연주일 아침부터 목이 부었지만 견딜 수 있었는데 졸업연주가 끝나자 긴장이 풀려서인지 다음날 아침에는 독감으로 이어졌다. 다행히도 연주일에 아프지 않아서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연습일정들로 바빴지만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는 고마운 시간들이었다. 참고로 한국과 달리 이곳에서의 졸업연주는 부모님이나 지인이 없기 때문에 친구들끼리 서로의 연주들을 봐주고 챙기는데 특히 교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아와준다. ^^

<에필로그>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다시 시작이다. 유학 오기 전에 했었던 웨딩연주 사업도, 크루즈 전속연주도, 레슨을 비롯한 입시반주도, 피아노 세미나 강의 등…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 이태리로 가고도 싶고, 독일에 머무르고 싶기도 하고, 한국에 가서 부족한 공부를 하거나 재밌는 일을 찾아 해보고도 싶고… 무엇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도전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비록 일천한 실력이지만 다양한 것들과 접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레퍼토리를 포함하여 원래 알고 있었던 곡들에 대한 이해나 깊이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어떤 때는 자신감이 충만하여 하늘을 찌르다가도 어떤 때는 부족함에 초라해지기도 하며 자신감이 땅바닥을 칠 때도 있었지만 이것이 유학생활에서 얻은 값진 교훈이었으며 성숙해지는 과정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기사입력일 : 2016-03-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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