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6-10-17 15:48]
임용순의 전문음악인의 길
과연 나는 어떤 선생님인가?


4학년인 그 여학생과의 수업 중 가장 힘든 건 수업에 필요 없는 행동들을… 수업에 필요 없는 그 행동은 개인적으로 내가 싫어하는 행동들이기도 하다. 악보가 잘 읽혀지지 않다거나, 모든 게 귀찮아지면 바로 옆에 와서 매달리며 '선생님! 하고 목을 잡고 매달리거나 어깨동무를 하거나 손을 잡고 자기 얼굴에 비벼대기도 한다. 몇 번이고 나무랐지만 그럴 때 마다 그 아이는 '선생님이 좋아서 그런 건데 그러면 안돼요? 라면서 오히려 자신을 예뻐해 주지 않는다고 삐친 것처럼 행동한다는 게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부모님 모두가 좋은 직업을 가지고 계시고 가정환경도 좋아보였으며 위로 언니, 오빠 모두가 착하고 가끔 뵙는 어머님도 무척이나 상냥하고 친절해 보이셨는데 어째서 이 아이만은 수업하기 싫음을 본인의 애정표현에 무게를 실어 표현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종종하게 만든다. 아마도 1분이나 30초만 선생님이 손을 잡아주고 예뻐해 주면 그 학생은 신이 나서 좀 더 수업에 집중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 짧은 1분조차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은 제자에게 다정하게 대해 주기 싫다는 게 가끔은 이상하기도 하다. 수업이 끝난 후엔 좀 더 다정하게 대해줄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지만 수업은 수업일 뿐 감정 놀이하는 시간이 아니니까 매정하게 연습을 시켜 더 잘해보길 기대하며… 수업주제 내용을 좀 더 잘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한 게 더 유익했을 꺼라 생각하며

위로해 보지만 수업이 끝나고 돌아가며 남긴 그 학생의 마지막 인사가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 '선생님은 왜 저만 미워해요?' '야! 미워하긴 누가 미워했다고 그래? 수업 중에 딴 짓만 하니까 선생님이 혼낸 거지! 미워하는 건 아니야!' 오늘 수업의 주제는 장조의 선율을 단조로 바꿔 보는 수업이었는데 '단조 음악이 별로에요' '단조의 ㄷ도 마음에 안 들어요!' '선생님, 배고파서 악보가 안보여요!' 이렇게 엄살을 피우다 결국 피아노에 엎드리고… 그 이후에는 내게 와서 매달리며 본인 딴에는 '애교'인지를 시작한 것인데 역시나 그런 행동이 참 보기 싫기만 하다는 것이다. 수업 중에 너무나도 딴 짓을 많이 한다고 어머니께 상의를 드려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해보며… 사실 풍족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아이지만 집안에선 충분히 사랑을 못 받아서 밖에서는 이렇게 행동하는 것인가? 하는 수많은 상상을 덧붙여 보기도 했다.

아! 오늘은 하나 더 힘들게 한 것이 있었는데 드라마 주제곡을 피아노로 연주해 달라며 내내 졸랐던 일이다. 한번 연주해주고 끝낼까도 싶었지만 이 부탁도 늘상 있었던 터라 오늘은 거절로 시작한 것인데 모든 일과가 마무리될 때까지 과연 학생들과의 수업에서 얼마큼이나 전달된 수업을 진행했는지!!! 분명 감정보다는 수업전달이 먼저일 텐데 계속 이런 감정교류가 원활하지 않다면 이 학생은 수업하기 힘들겠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왜냐하면 선생님인 나도 '사람'인지라 개인적으로 꺼려지는 행동에 대해선 포용력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기에 기록한 다음 지난주 일기를 들춰 보니 너무 진도만 나가고 전혀 1초도 딴 짓을 하지 않는 아이에게는 이런 저런 푸념의 글도 눈에 띈다. 아! 두 학생 서로 반반만이라도 닮았으면 안 되겠니?

 

 

 

 





[기사입력일 : 2016-10-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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