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6-10-17 16:00]
이주은의 음악의 모든 것-56
(피아노의 숲)


클래식 만화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책은 모두들 재밌다고 말했지만 필자는 그렇게까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관심이 없었는데 우연치 않은 기회가 닿아 이 책을 마스터하고는 깜짝 놀랐다. 이 책 속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메시지가 담겨져 있었는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최고의 걸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작품이어서 이번호에 리뷰하려고 한다.

 

예전에 칼럼으로 썼던 클래식 소재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인공 "노다메를 너무나 좋아했던 기억이 잊히기도 전에 "피아노의 숲"의 주인공인 "카이"가“노다메”의 추억을 압도하고 있다.^^ 정보바다라고 불리는 스마트폰 속에서도 각종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현실에서 만화 또한 새로운 볼거리와 이슈를 제공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 중인데 만화카페 또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유행의 한 자리를 점령해 가고 있다. 앞으로도 웹툰의 지속적인 발전은 무궁무진한 창의적 사고 아래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짜장면을 시켜먹으며 죽돌이처럼 만화방을 섭렵했던 예전의 만화방이 아닌,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고급스러운 만화카페가 요즘 성행하고 있다. 며칠 전 홍대인근의 만화카페를 처음으로 찾은 적이 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만 하는 다다미방? 토굴방? 어쨌든 분리된 공간에서 친구랑 같이 만화를 봤는데 책장에서 우연히 눈에 띈 게 피아노의 숲이었다. 솔깃한 마음으로 1권부터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만화카페가 어떤 곳인지 호기심에 잠깐 들렀던 것뿐인데…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보니 5시간이나 훌쩍 지나 있었다. 이곳은 2호점이라고 했는데 주인이란 분이 좋은 인상에 친절한 분이셨다^^ 피아노의 숲은 1권부터 총 26권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10권까지 읽고서는 도중에 나왔다. 읽는 도중에 엄청나게 흐느꼈던 것 같은데 피아노의 숲 뒷부분이 궁금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이틀 뒤에는 5일전에 새로 오픈한 집 근처의 만화카페를 찾았다. 여기 또한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가 마음을 흡족하게 했는데 다다미방처럼 생긴 분리된 공간에서 누워 볼 수 있어서 흡족했는데 가족단위로 찾은 이들의 모습을 보니 더욱 부러움이 밀려왔다.^^

5시간만 있으려고 했지만 완결판까지 보고 나니 9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10권부터 26권까지 일사천리로 훑으면서 얼마나 많은 감동에 얼마큼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이 작품은 18년 동안 연재한 만화라고 하는데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잇시키 마코토의 천재소년 카이가 피아니스트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시작은 엉뚱하게도 유령 피아노다. 초등학생 5학년인 아마미야 슈우헤이는 도쿄에서 전학 오자마자 숲의 피아노 얘기를 듣는다. 근처 숲에 버려진 피아노는 평소에는 소리가 안 나는데 밤만 되면 혼자서 울린다고 한다. 아이들은 유령의 소행이라고 겁을 주지만 음악선생님인 아지노 쇼우스케는 고장난 피아노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아이들 중 유일하게 이치노세 카이는 분명히 소리가 난다고 자신한다. 이에 슈우헤이는 카이의 안내로 숲의 피아노를 보러 간다. 숲 한가운데에는 말대로 그랜드피아노가 한 대 있었다.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 슈우헤이는 두근대면서 피아노 건반을 눌러보지만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와 달리 카이는 수업시간 들었던 아지노 선생님의 연주곡을 멋지게 친다. 어째서 카이만 이 숲의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걸까, 슈우헤이는 궁금해 하면서도 카이의 피아노 선율에 반하고 만다. 카이의 재능을 알아본 아지노는 카이에게 피아노를 배울 것을 권유해 보지만 보기 좋게 거절당한다. 한편 카이는 슈우헤이가 콩쿠르 연습곡으로 친 쇼팽의‘강아지 왈츠’에 흠뻑 빠지는데 숲의 피아노로는 도무지 칠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아지노 선생님에게‘강아지 왈츠’를 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아지노는 대신 콩쿠르에 나가라고 말한다. 슈우헤이가 우승을 노리는 콩쿠르에 카이도 출전하게 된다. [피아노의 숲]은 클래식을 소재로 아이들의 성장을 순수하게 그려낸 수작으로 진지하되 무겁지 않게 피아노의 매력을 충분히 표현해냈다. 이 작품은 무려 18년을 연재한 엄청난 대작이다. 요즘 인기드라마 w에서 그 웹툰이 무려 10년째 연재중이라는 내용을 보고 대단하다고 여겼는데 이 작품은 무려 18년이라니… 인물 관계도 대결과 갈등보다는 인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로가 손을 잡고 인연을 맺으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카이는 슈우헤이와 친구가 되면서 피아노에 눈뜨게 되고 스승인 아지노와 만나면서 자신만의 피아노를 완성하게 된다. 슈우헤이도 카이를 통해 피아노와 제대로 마주하게 되며 이기는 피아노가 아니라 즐기는 피아노를 깨닫게 된다. 아지노 역시 과거의 틀을 벗어나 카이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피아노의 숲]은 성장보다는‘성숙’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고 배우게 된다. 노력,고뇌,순수,열정,배려,감사,음악의 힘…스승과 제자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작곡가들의 위대함…

그리고 음악은 정말 엄청난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초반부터 눈물이 많이 나지만 뒷부분에서도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감동은 말할 수 없이 커져만 간다. 그리고 후반부 대부분은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하기 위한 도전정신과 고난의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정말 어려운 콩쿠르인지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정말 대단하고 세계최고의 콩쿠르라는 것을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쇼팽 콩쿠르의 주인공인 카이와 얼마 전 쇼팽콩쿠르에서 최고봉에 오른 조성진이 오버랩 되어 더욱 가슴 벅차올랐다. 나도 그렇게 피아노를 잘 치고 싶고…그렇게 음악을 미치도록 사랑하고 싶고…아지노같은 최고의 선생님이 되고 싶고… 카이 같은 좋은 친구, 진정한 제자,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을 해봤다. 피아노의 숲에는 정말이지 주옥같은 곡들이 많이 등장한다. 리스트 초절기교연습곡 no.11 밤의 선율, 쇼팽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폴로네이즈 Eb major op.22, 멘델스존 엄격한 변주곡 d minor op.54, 슈만 아라베스크 C major op.18,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 등인데 그중에서 하나만 꼽자면 멘델스존의 엄격한 변주곡이다. 이곡은 독일 유학 시 공부했던 곡인데 정말 너무나 좋아해서 피아니스트 리히터의 연주로 된 유튜브를 낮이건 밤이건 전철에서든 길에서든 거의 매일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꼭 한번 들어보실 것을 권한다. 피아노의 숲 피아노 연주가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라는 걸 알고서는 전율이 흘렀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에… 몇 년 전,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곡들을 모아 멜론에서 다운받아 들곤 했다. 그 많은 곡들 중에 특별하게 내 맘속에 들어오는 곡이 있었는데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다. 프로코피에프 곡은 심오한데다 난해하여 좀처럼 즐겨 듣는 곡이 아니었는데 그의 연주만큼은 예외였다. 그 연주를 한 이가 바로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였다. 그 이후로는 유튜브에서 검색하여 거의 매일 듣곤 했다. 그의 연주는 정말 특별하다. 그래서인지 독일유학 당시에도 그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면 유럽 어디든 가려고 했었지만 공식사이트 및 수많은 연주홀에도 그의 연주스케줄은 없었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그는 1960년대 서방측으로 나갔으며 그 후 왕성한 국제적 활동을 펼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1989년, 26년 만에 조국을 찾은 그는 로열 필하모니아 관현악단과 공연했으며 인기나 실력적인 면에서도 폴리니나 아르헤리치 등과 더불어 현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풍부하고도 화려한 색채감을 갖춘 음향의 아름다움과 서정성 넘치는 표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레퍼토리도 매우 폭넓고 솔리스트로서 뿐만 아니라 펄먼이나 하렐 등과 콤비를 이룬 실내악 활동에서도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 70년대부터는 지휘활동 영역을 넓혀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음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다. 모차르트라든가 베토벤의 연주 겸 지휘에는 참으로 독보적인 존재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965년 이래 극동공연 경험도 매우 많아 동양에서도 열광적인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79세라는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악적인 열정은 식을 줄 모르는데 언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의 멋진 연주를 직접 들어보는 것이 희망이 되었다. 피아노의 숲에서 팡웨이가 아지노의 연주를 꼭 한번 들어보고 싶어 하던 간절함이 무엇인지 이제는 조금이나마 알 것 같은 느낌이다.





[기사입력일 : 2016-10-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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