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7-01-05 13:35]
아쉬움이 남는 2016년 한 해를 보내며



임용순의 전문음악인의 길-128

몇 번 설명해주니 악보도 술술 잘 읽고, 리듬도 잘 따라하고, 가끔 나오는 이론에도 관심을 보이며 연습도 빼먹지 않고 잘해오는 학생에겐 더 나은, 좀 더 나은 내용을 가르쳐 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게 마련이고, 콩쿠르에도 내보내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서, 좀 더 욕심을 내어 전공을 해보면 어떨까? 라는 기대심도 갖게 마련이다. 하지만 높은음자리표에서 두 번째 줄이 ‘솔’이라고 수차례 일러주었지만 여전히 악보를 읽을 때면 “계이름 잘 몰라요” 2분음표가 2박이니 제발 기다려 달라고 말했건만 8분 음표처럼 그냥 자유로운 영혼으로 두들기는 학생에겐 이해를 시키지도 못한 채 악보 다음 장으로 넘어가 실력이 늘기는커녕 줄어가는 것만 같고, 동시에 선생님인 내 영혼도 작아져만 가는 것을 느낀다. 그러다가 수업료 결재하는 날이 오면 이 학생을 계속 가르치는 게 옳은 일인가? 고민하며 마음속으로 갈등을 겪게 된다. 그러면서 이렇게 더디 배우는 아이들도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기다려 보자’라는 마음으로 레슨비 봉투를 내밀고 만다. 그러던 중 어릴 때 읽었던 책속의 한 이야기가 문득 생각났다. 제목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사랑의 학교’란 책이었는데 주인공의 아버지가 음악선생님이었는데 교장선생님으로 전근하는 장면 중의 일부 내용이다. 더 이상 머리 나쁜, 피아노도 제대로 못 치는 학생들은 안 가르쳐도 된다는, 그동안 그런 재능 없는 아이들 가르치느라 너무 힘들었다는 내용을 읽고(사실 이 책의 주제와 크게 상관없는 곁가지 에피소드 일뿐인데) 초등학생이던 나는 그 머리 나쁘고 피아노에 재능 없는 학생이 혹시 나는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 그 장면을 자꾸 연상하며 떠올리곤 했었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에서 주인공이 피아노를 배우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나도 피아노에 재능을 보이자, 레슨 하던 다른 아이를 내보내는 약간 코믹한 장면의 쫓겨난 학생에게서 나를 대입시켜 보기도 했다. 아마 우리 주위에 재능 있고 열심히 하는 제자가 20%, 그냥 보통인 제자가 40%, 정말 하기 싫어하는 제자가 40%정도나 된다고 가정했을 때 40%의 하기 싫은, 흥미조차도 없는, 아이들에게 일단은 조건 없이 가르쳐 보지만 한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원을 끊을 예정인 제자들을 한명씩 생각해 보며 묵상해 보자. "저 아이는 언제부터 음악을 시작했으며 나한테 배우러 온 것이 언제이고, 나는 지금 저 아이를 어떻게 여기고 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라는 것을… 잊지 말 것은 모든 영화 드라마나 책 속의 주인공처럼 뭐든 잘하는 아이들로 가르쳤으면 좋겠고,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기도 하지만 혹여나 조연, 아니면 단역 그보다 더 작은 엑스트라처럼 아이들을 여긴 것은 아닌지, 부지불식간 "아! 정말 힘든 아이"라고 여기며 마음속에서 버려진 것은 아닌지 2016년 한 해를 돌이키면서 자신을 다시 한 번 추슬러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기사입력일 : 2017-01-0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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