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7-04-26 14:02]
서울고 동창생들의 우정 어린 음악이야기〈늘소리모임〉



 

고희를 훌쩍 넘긴 단짝들의 하모니는 타임캡슐을 타고 추억으로 여행하다

 

1957, 열네 살 앳된 까까머리 민명식, 함영균, 박원준 세 친구는 청운의 꿈을 안고 낯선 교정 서울중학교 합창반에서 처음으로 조우하게 된다. 합창반에는 평소 음악을 좋아하며 관심이 많았던 친구도 있었지만 마지못해 이끌려온 친구도 있었다. 이렇듯 운명적 만남은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6년간 동고동락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과 화음으로 우정을 키워나갔다. 졸업과 동시에 성인이 되면서 세 사람은 각자의 삶과 터전으로 뿔뿔이 흩어져 기업에서, 병원에서 승승장구하며 자신의 입지를 굳혀나갔다. 하지만 학창시절에 대한 동경과 음악에 대한 그리움만은 항상 그 자리에서 맴돌고 있었다. 졸업한 지 30년이 되던 1993, 세 친구를 비롯한 합창반 음악동아리 20여명은 급기야늘소리모임을 발족하기에 이른다.늘 아름다운 소리와 우정의 모임이란 뜻을 지닌늘소리모임초대회장에는 이해웅 동문이 맡았다. 그로부터 20여 년간의 만남과 합창연습을 통해 우정은 물론 음악에 대한 내공을 쌓아가며 각종행사에도 참가하여 우승을 거머쥐는 등 실력은 나날이 향상되어 일취월장하게 된다. 그러한 가운데 제15회 동창으로 주축이 된늘소리모임민명식 회장과 함영균 총무, 박원준 합창단장은 이제까지 졸업 50주년을 기념하는 노래를 만들었던 학교가 없었다는 것에 착안, 50주년을 기념하는 노래를 만들어보자는데 의기투합한다.

까까머리 철부지였던 동창친구들이 칠순나이에 모여 검정색 슈트에 은색 나비넥타이를 매고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흔치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졸업50주년을 기념하는 노랫말 제작까지 하여 무대에서 합창할 수 있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거니와 고교동문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한 이야깃거리였다. 진리를 탐구하며 귀한 야망 키우던~ 경희궁 떠난 지 어~언 반백년이란 서주로 시작되는 졸업50주년 기념 노래는 민명식 동문이 작사, 박원준 동문이 작곡을 맡았다. “졸업 50주년을 기념하는 노래라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다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였으면 좋겠다라는 김병구 동기회장의 제안과칸타타 형식의 곡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친구들의 다양한 의견 때문에 작업이 더뎌진 어느 날, 갑자기 민명식 동문이 합창단장인 박원준 동문에게 전화를 걸어와 가사가 완성됐다며 들뜬 마음으로 읽어주었다. 찰떡궁합 같은 오랜 단짝친구의 호흡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박원준 동문은 다음날 곧바로 가사위에 곡을 입혀 노래를 뚝딱 만들어냈다. 또한 졸업50주년 기념노래가 한 장의 CD로 나오기까지 세 명의 친구 외에 또 다른 결정적 조력자가 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작곡)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강준일 교수가 일등공신이었다. 강 동문은 학창시절 합창반 반주를 도맡았었고 모임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음악을 전공한 친구다. 그의 프로페셔널한 파워가 가세되자 기념노래는 작업속도를 내며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곡을 현악4중주로 편곡한 것도, CD제작에 총감독을 맡은 것도 강 동문의 몫이었다. “내가 너희들이니까 이렇게 하지! 내가 아무 때나 반주해 주는 사람인줄 아느냐?”라며 너스레를 떠는 강 동문의 이죽거림에 박원준 동문은 웃음으로 받아쳤다. 박 동문은 비록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을 뿐이지 한국남성합창단 단원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음악애호가이며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다. 그는 학창시절 합창반장이었으며 지금은늘소리모임에 없어서는 안 될 감초 같은 귀한 존재다. 이들이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지닐 수 있도록 꿈을 키워 주었던 분은 학창시절 합창단을 지도하셨던 서수준 선생님인데 나중에는 경희대 음대교수로 재직하셨을 정도로 유명하셨던 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학교 입학 전부터 서울고 합창반은 이미 전국합창경연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을 했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셨던 분인데 합창계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로 커다란 별이라며 은사님을 추켜세운다. 세 사람은 학창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는데추운겨울 진명여고에서 개최된 콩쿠르에 참석했는데노래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라는 선생님의 말씀 때문에 쫄쫄이 굶으며 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라며 그 때 그 시절을 회고했다. 민 동문은경희예술제가 개최되면 이화여고, 경기여고 여학생들의 합창반 공연을 구경하려고 몰려들었던 기억이 난다며 그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칠십 중반이면 자식걱정과 손자재롱으로 소일할 나이지만 매월 둘째 주()하늘빛교회(성내동)에서의늘소리모임합창연습을 볼라치면 나이는 결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헛된 말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이처럼 신명나는 여정은 각종행사 및 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강 동문의 여주 작업실인 송계서실(松鷄書室)에서 12일 워크숍 개최, 자녀결혼식 품앗이 공연, 14회 졸업40주년 기념행사 초청연주(2002),서울고 OB합창단 합동연주 등 젊은이 못지않은 일정을 소화하며 노익장을 보여주고 있다. 연습이 끝난 뒤 이어지는 뒤풀이에는 세월의 흔적으로 만들어진 주름을 활짝 펴고 못 다한 아름다운 인생스토리를 꽃피우며 잠시 동안 시간이 흐름을 잊기도 한다. 여흥의 끝자락에서칠십이 넘은 나이에 20여명의 친구들과 합창이라는 공통적인 관심사를 가지고 함께하여 기쁘다라며늘소리모임이 오랫동안 이어나가길 바란다며 박 동문의 건배사가 힘을 북돋운다. 이에 뒤질세라 민 동문은친구들과 화음으로 하나 될 때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었다라며 무병장수와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또한 함 동문은음악에 대한 열정과 공통의 관심사가 우리를 하나로 묶어 오늘의 모임이 가능했다라며 자축의 시간도 가졌는데 이들이 만들어 가는 여정에는 보이지 않는 각자의 희생과 노력, 인내가 물씬 풍겨 나온다. 아울러 세 사람이 만든 주옥같은 졸업50년 기념노래 또한 어느 학교에도 없는 서울동문만의 전통으로 길이 남을 것이라는 긍지와 자부가 빛을 발하게 만든다.







[기사입력일 : 2017-04-2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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