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7-07-13 14:49]
임용순의 전문음악인의 길



정말 '놀람 교향곡'!?

 

진짜로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그러니까 이 아이로 말하자면 일 년에 6번 이상은 음악회에 갈 정도고, ‘동물의 사육제의 곡을 직접 묘사하며 설명할 수도 있고, 모차르트의 위대함을 몇 줄 정도는 설명할 줄 알고 있으며, 모든 악기들의 소리를 듣고 악기의 이름을 정확히 말할 수도 있고,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도 골라서 틀어주는 센스도 장착했다. 무엇보다도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지금도 계속 배우며 좋아하는 노래 반주정도는 간단히 할 수 있고, 또 서정적 감성이 필요한 어떤 날이면 시비리도프의'올드 로망스'를 골라서 듣기도 하는 그런 감성의 음악을 좋아하는 14살 중학생의 이야기다. 그뿐인가! 듣는 클래식음악뿐만 아니라 교과서에 실린 '동요'들도 늘 흥겹게 부르고, 한 때는 노래도 꽤 잘 한다고 인정받았던 아이기도 하다.

전혀 클래식에 거부감은 없지만 클래식을 전공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학생이다. 아 아이가 중학생이 되어 음악을 과목으로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음악시험이라니! 노래자랑도 아닌, 또래친구들과 하던 음악발표회도 아닌 음악시험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치르고 채점을 해보았다. 그런데 이게 뭐야! 75?!이라니몇 개나 틀렸기에 75점인 거냐면서 묻고 되물었다. 얼마나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75점이라니 말도 안 된다며 시험지를 훑어보았다. 틀린 문제 1.하이든의'놀람 교향곡'의 음악형식은 무엇인가? 정답은 변주곡인데 아이는 '교향곡'이라고 썼다. 그래 이것은 나도 변주곡이라는 생각보다 막연히 교향곡이라고 생각했었는데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이곡은 변주곡의 형식을 갖고 만들어졌으니 꼭 외워야 한다.”라고 했을 것이다. 그저 아이는 헷갈렸을 것 같은데 틀린 문제들은 전부 이런 식이었다. 감정적으로 좋아하는 것과 느끼는 것의 문제보다는 이론적으로 정확히 따져 묻는, 위에 나열한 진짜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의 음악점수를 매길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고, 그저 음악이론을 위한 좀 더 세심한 준비 혹은 암기가 필요했던 거 같은데 좋아하면 완벽하게 이론에도 정통했어야 하는 것인가? 그 아이도, 그 아이의 오랜 음악선생님도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의 구체적인 변주곡 형식을 헷갈려서는 안 된다고 단단히 일러두지 않았던 것을 며칠을 두고 후회했을 것이다. 좀 더 시험에 대비하여 야무지게 답을 쓸 수 있도록 준비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음악을 좋아하던 아이가 75점이라는 점수에 충격을 받았다는데 우수한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자책이나 그동안 본인이 알았던 음악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할까봐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렇게 첫 번째 치른 '음악시험' 경험담을 들으며 다음 주 초등학생들을 위한 공연에서 나는 무엇을 강조할 것인가! 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현재 제일 어렵고 답답해 보이는 우리나라 외교 문제만큼이나 아이들의 감성음악과 시험음악 사이의 갭은 나에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기사입력일 : 2017-07-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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