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7-12-28 13:29]
성악계의 큰 별이었던‘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가 지다



<음악의 모든 것 71>

 

너무나 유명했던 러시아의 성악가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바리톤)’55세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고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이번호에서는 그와 함께 세계 3대 바리톤 성악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프롤로그세계 3대 바리톤 중 한명이라는데 나는 그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전, 교수님께서 sns에 그를 애도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셨는데 그것을 읽고 처음 알게 되었다. 페이스 북에는 그를 애도하는 글들이 넘쳐났는데 더욱 놀랐던 것은 페이스 북에서 그의 장례식이 라이브로 생중계 되고 있는 게 아닌가! 굉장히 많은 러시아 국민들이 영면하는 그와의 마지막 이별을 달래기 위한 영결식 장면, 가족들이 울면서 인사하는 모습. 자녀로 보이는 아이들이 관에 키스하는 모습 등등이 생생하게 중계되어 정말 놀랐다. 얼마나 대단한 성악가였으면! 얼마나 사랑받았던 음악가이었기에! 이토록 전 세계가 슬퍼하며 떠나는 그를 아쉬워하는 걸까?그의 노래를 들어보니 금방 이해가 되었다. 심금을 울리는 그의 목소리에 너무나 가슴이 메어졌다. 55세란 젊은 나이에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나다니그런데 왜! 나는 이제껏 그를 몰랐으며 그의 연주조차 직접 들어보지 못했는가? 하는 후회스러움이 몰려왔다. 뒤늦은 감도 있었지만 유튜브에서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어졌다. 세계 3대 바리톤 성악가는 토마스 햄슨, 브린 터펠 존스(베이스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라고 하는데 이들에 대해 살펴보자.

 

토마스 햄슨독일 예술가곡이 독일 출신 가수들만의 전문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선언하고 나선 가수가 미국 출신의 바리톤 토마스 햄슨이다. 그는 미국출신의 가수들 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는 명연주자로 등장하여 이미 오페라와 가곡 모두를 휩쓸고 있는 중이다. 말러에 정통했던 대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타계하기 직전에 빈 필의 협연을 얻어 녹음한 말러가곡집에서 햄슨의 진면목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다. 토마스 햄슨의 가능성은 참으로 무궁무진하다. 완벽한 체격조건과 충분한 음악성, 거기에 순수음악을 지향하는 열정으로 인하여 당분간은 그의 전성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린 터펠 존스(Bryn Terfel Jones)브린 터펠은 유튜브에서 자주 봐서 그런지 이제는 친숙한 인물이다. 노래를 찾던 중 우연히 알게 된 그의 목소리에 정말 놀랐다. 대단한 성악가임에는 틀림없다. 브린 터펠 존스(Bryn Terfel Jones)1965119, 웨일스 북서부 작은 마을 프블헬리(Pwllheli)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 브린은 '언덕'이란 뜻의 웨일스어이며 터펠과 존스는 지방의 흔한 성씨이다.(그는 가수로 성장한 뒤에 존스라는 성을 버렸음) 목양업자 아들로서의 터펠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여름마다 열린'에이스테드포드'에서 노래를 담당했다는 점이 좀 특별했다고나할까?. 에이스테드포드(Eisteddfod)는 문화진흥 차원으로 웨일스의 각 지방에서 개최하는 일종의 음악-문학 페스티벌이었다. 하지만 소년 터펠은 음악을 직업으로 선택할 생각은 꿈에서조차 하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은 도시로 나갈 꿈을 꾸었지만 터펠은 멋진 소방수가 되고픈 작은 소망이 있었다.“오페라, 오라토리오, 합창 따위는 남부 웨일스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북 웨일스에서는 오히려 축구가 훨씬 중요한 곳입니다.”라는 터펠에게 고등학교 음악교사는 남다른 목소리를 지닌 그에게 대도시 음악원 오디션을 한번 받아보라고 권유해 마침내 터펠은 길드홀 음악원 오디션 및 입학 허가를 받았다. 이렇게 해서 처음으로 5년간의 정규 음악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는 재빨리 많은 것을 터득해 나갔다. 그의 첫 스승은아서 레클리스였는데 그는 웨일스의 위대한 바리톤제라인트 에반스의 스승이기도 했다. 천부적으로 탄탄한 중저음역대를 지닌 터펠에게서 레클리스는 에반스의 잔향을 느꼈을지 모를 일이다. 터펠의 음성은 재능을 바탕으로 예외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3학년이던 1987, 웨일스 오페라 오디션에 붙었고 이듬해에는 캐슬린 페리어 장학상을 받았다. 1989년에는 금상을 수상하며 음악원을 졸업했다. 같은 해 터펠에게는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다. BBC 웨일스 지국의 음악프로듀서휴 윌리엄스1989년 카디프 국제성악콩쿠르에 터펠을 웨일스 대표로 추천한 것이다. 거기서 터펠은 2등상과 더불어 영예의 '가곡상'을 수상했는데 공교롭게도 1등은 러시아의 바리톤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가 차지했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Dmitri Hvorostovsky)러시아 시베리아의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출생한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는 1989년 영국에서 열린 카디프 콩쿠르에서 브린 터펠 등 쟁쟁한 실력자들과의 각축을 벌인 끝에 우승하여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 후, 필립스 레이블과 전속 계약하며 세계적인 바리톤으로서의 발판을 마련했고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에서의 열연으로 서방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런던, 뮌헨, 베를린, 밀라노, 비엔나, 뉴욕 등 전 세계 주요 오페라하우스에 캐스팅 되는 등 쾌거를 이뤘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는 그의 음악 상당부분을 조국 러시아 예술의 진수를 세계에 알리는 데에 힘썼다. 특히 러시안 교회음악의 중흥에 깊은 관심을 가져 상트-페테르부르크 챔버콰이어와 함께 'CREDO'라는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고 러시아의 오페라, 민요, 무소르그스키,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등 러시아 작곡가의 곡들을 꾸준하게 무대에 올렸다. 또한 러시아 현대작곡가인게오르기 세비리도프가 그에게 헌정한 'St.Petersbourg' 등을 세계무대에 올려 현대 러시아 음악발전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기여를 했다. 그는 크라스노야르스크 예술학교에서예카테리나 요펠에게 사사했고 크라스노야르스크 오페라 하우스에서 오페라리골레토의 몬테로네 백작 역으로 데뷔하였다.

그는 1987년 글린카 경연대회와 1988년 툴루즈 성악 경연대회에서도 우승했다. 서유럽에서의 오페라 데뷔는 1989년 니스 오페라(Opera De Nice)에서 공연한스페이드의 여왕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첫 공연으로라 페니체극장에서예브게니 오네긴을 공연했는데 이 공연의 좋은 평판이 시카고 리릭 오페라에서의 미국 첫 공연인라 트라비아타로 이어졌다. 그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코벤트 가든의 로얄 오페라 하우스, 베를린 슈타츠오퍼, 빈 슈타츠오퍼, 라 스칼라 극장 등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하였다. 그러한 삶도 풍전등화와 같은 것,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Dmitri Hvorostovsky)는 지난 1122(현지시각) 악성 뇌종양과의 투병 끝에 영국 런던의 호스피스 병원(말기 암환자들이 평온한 임종을 맞이하기 위해 설치된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향년 55. 모든 삶을 내려놓고 자연으로 돌아가기에는 참으로 안타까운 나이였다. 20156, 뜻밖의 뇌종양 진단을 받고 투병을 시작한 흐보로스토프스키는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2016128일에 예정되었던 자신의 모든 오페라 공연스케줄을 취소했으나 지난 57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메트)에서 개최된 메트의 현 건물(링컨 센터 내)로의 이전 50주년 기념 갈라 콘서트에 깜짝 출연하여리골레토‘Cortigiani, vil razza dannata’를 노래하여 청중들을 열광시켰고 이어 6월에도 오스트리아의 그라페네크(Grafenegg) 페스티벌 콘서트 무대에 서는 등 완전한 복귀를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2년 반의 투병생활을 끝으로 타계했다.

에필로그 아름다운 백발의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10대와 20대의 자녀가 있고 그의 나이 55세였다. 성악가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나이에 그는 떠났다. 투병생활 중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럽고 힘들었을까? 음악가란 무대에서의 한 순간을 위해 평생노력하고 연습하며 땀을 흘린다. 그도 외로움을 떨쳐내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모진 노력을 다했을 텐데참으로 안타깝다. 그가 조수미와 함께 부른 오페라리골레토‘Signori e dessa Si vendetta’2017년 한 해가 저물기 전에 한번 들어보시길 권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주옥같은 목소리다.





[기사입력일 : 2017-12-2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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