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9-03-21 15:57]
<음악의 모든 것 - 80> Carnival(사육제)



그리스도교 국가에서는 사순제 기간 동안, 단식과 금욕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직전 3일내지 1주일 동안 술과 고기를 마시고 나누며 가장행렬 따위를 즐기는 등 카니발 축제를 펼친다. 따라서 이번호에서는 작곡가들의 눈에 비쳤던 카니발은 어떤 모습으로 표현되었는지 여러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살펴보았다.

프롤로그생상의 사육제는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다 보니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도 대충은 알고 있을 것이다.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곡인 '성자의 행진''백조'는 특히 유명하니까 이곡을 들려주면 ! ~ ’하며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런데 슈만의 카니발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적은 것 같아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2주전 롯데콘서트홀에서 슈만의 카니발을 들을 수가 있었다. 지용의 연주로 21개의 곡들이 때론 현란하게 연주되어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고 느린 템포의 연주에서는 카타르시스적인 느낌을 받기도 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모처럼의 음악적 엑스터시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시를 회상해보니 전율이 흐를 정도로 믿기지 않는 대단한 작품들이었다. 완벽했던 연주 또한 아직도 생생한데 그 중 11번째 곡인 키아리나(클라라)는 귀가 후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아 15명이 넘는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모두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같은 곡이지만 다른 해석으로 연주되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할 정도로 확연한 차이를 보여줬다. 연주자마다의 새로운 매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지용의 연주가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최고의 연주였던 것 같았다. 슈만이 클라라를 얼마나 가슴깊이 사랑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서 찾았던 공연장이었는데... 그날 연주회에 동행했던 친구역시 키아리나 부분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잠시 엿볼 수 있었는데 슈만의 천재성을 함께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그러다 문득, 생상의 사육제와 슈만의 사육제를 비교하게 되었다. 예전의 기고 글 중 베토벤의 Ich liebe dich 가곡이 그리그, 슈트라우스 제목과 같다는 것, Lungi dal caro bene곡이 사르티와 세키와도 같은 제목이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사육제 또한 여러 작곡가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겨 찾아보았더니 역시나!~ 예감은 적중했다. 생상, 슈만, 드보르작, 베를리오즈 등 여러 작곡가들에 의한 사육제가 눈길을 끌었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니~하는 마음으로 한곡한곡 들어보며 비교분석해 보았다.^^ Sigismund Thalberg-Polonaise A flat Major flat 'les soirées de pausilippe op.75'쇼팽처럼 폴로네이즈 이름이 붙어 있었네!^^라며 새로운 발견에 신기해하며 공부의 끝이 없음을 새삼 느끼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지는 계기로 삼았다.

1.슈만의 카니발(Carnival Op.9)슈만은 A, E, C, B 4개의 음으로 다양한 선율 동기를 만들어내 22개의 악장에 결합력을 제공하였다. 1833년부터 1835년까지 20대 초반의 슈만이 작곡한 카니발 Op.9는 작은 무곡들을 모아놓은 나비 Op.2와 같은 그의 초기작품들에 비해 그 규모가 훨씬 확장된 일종의 가면무도회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흥청거리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인물들과 더불어 파가니니, 쇼팽, 슈만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미래의 부인인 클라라 비크까지 출연한다. 특히 슈만은 12역으로 플로레스탄과 오이제비우스로 각각 등장하는데 이들 창조적인 캐릭터는 폭풍과도 같은 열정과 시인으로서의 서정성을 갖추고 있다. 원래 슈만이 의도한 제목은카니발:4개의 음표에 의한 촌극/Fasching: Schwänke auf vier Noten이었다.

No.11 Chiarina(클라라)개인적으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c단조의 3/4박자, 파시오나토. 이 곡은 훗날 슈만의 아내가 되는 클라라 비크를 상징한다. 키아리나는 클라라의 이름을 이탈리아어로 발음한 것으로 클라라의 내면에 숨겨진 열정적인 면모를 그려내고 있다. A-C-B 선율을 주제로 사용하고 있어 앞의 곡인 춤추는 글자와도 연관된다. 슈만과 그의 사랑하는 연인, 그리고 여러 음악인들이 함께하는 화려한 가장무도회가 상상 속에서 펼쳐진다. 첫 부분에는 주요인물들이 등장하며 카니발의 분위기를 띄운다. 싱코페이션으로 절뚝거리며 슬퍼하는 듯한 [피에로]와 역시 불완전한 발걸음을 보여주는 [아를레캥]이 먼저 등장하고 [고상한 왈츠]가 흘러나온 뒤, 슈만의 분신들인 [오이제비우스][플로레스탄]이 모습을 드러내며 낭만적이면서도 격정적인 성격을 내민다. 다시 한 번 발랄한 무곡인 [코케테]가 등장하여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이어지는 8번곡인 [응답][스핑크스], 9[나비]가 차례로 연주되며 일종의 수수께끼와 같은 의문스러움을 남긴다. 여기서 슈만은 자기 자신만 알아볼 수 있는 음악적 암호를 의도적으로 설치해 놓았는데 특히 [응답]에 대한 대꾸라고 말할 수 있는 [스핑크스]는 여덟 개의 낮은 음으로 구성된 일종의 수수께끼와 같은 행으로서 많은 피아니스트들은 대부분 생략한 채 연주하지 않곤 한다.

 

2.생상스-동물의 사육제(Carnival of the Animals)14개의 곡이다. 동물의 사육제는 동물들이 행렬을 하며 즐기는 축제이다. 생상스의 대표작은 정작 그가 죽은 후 널리 유명해졌다. 생상스는 1886년 오스트리아에서 맞은 휴일에 동물의 사육제를 썼다. 가까운 사람들을 모아 놓고 몇 번 연주는 했지만 생전에는 악보를 출판하지 않았다. 그 음악을 들었던 소수의 사람들 중에는 리스트도 있다. 분명 그는 악보에 숨어 있는 농담을 좋아했을 것이다. 생상스는 출판되어 알려지기라도 하면 진지한 작곡가라는 명성에 금이 갈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이 음악이 발표된 후 생상스의 인격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많이 누그러졌으니 말이다. 생상스는 이 작품을 동물원의 환상곡이라고 했는데 열네 개의 짧은 악장으로 온갖 동물을 표현하고 있다. 오펜바흐의 지옥의 오르페우스에 나오는 캉캉을 느린 곡으로 편곡해 거북이를 묘사했고 베를리오즈의 요정의 춤을 더블 베이스 독주곡으로 편곡해 코끼리를 표현했다. 그리고 자신의 <죽음의 무도>와 로시니의 곡을 이용해서 화석을 표현했다. 이 작품은 단지 유머 때문에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수족관>의 물속 모습과 <새장>에 퍼덕이는 날갯짓을 표현한 플루트는 정말 뛰어난 영감의 소산이다. <백조>의 아름다운 선율은 수많은 첼로 연주회와 발레 공연에서 사용되고 있다. 생상스가 죽기 전에 출판을 허락한 곡은 <백조>뿐이었다.

 

3.베를리오즈-로마의 사육제(Le carnaval romain)관현악의 대가이며 프랑스 작곡가 베를리오즈. 실패한 오페라 벤베누토 첼리니의 일부를 편곡해 18442월 처음 무대에 올린 로마의 사육제 서곡은 베를리오즈의 가장 뛰어난 관현악곡 중 하나가 되었다. 베를리오즈 자신도 이 곡을 무척 좋아해서 해외 연주 여행에서 일종의 트레이드마크로 사용하곤 했다. 그는 관현악이 규모와 연주가 범위 모두 급속도로 팽창하던 시기에 이 곡을 썼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철저하게 탐구했으므로 놀라울 정도로 관현악 편성이 독창적인 걸작으로 탄생된 것이다. 재치 있고 화려한 관현악 편성이 로마의 사육제 서곡의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없다. 벤베누토와 테레사가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아련한 선율로 시작해 생기와 활기가 넘치며 세심하면서도 아름다운 알레그로로 이어지는 서곡의 첫 부분은 감히 그 아름다움을 넘볼 곡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이 작품은 비교적 짧기 때문에 베를리오즈의 다른 서곡과 함께 음반에 실리는데 주로 환상 교향곡과 함께 실린다. 베를리오즈의 서곡을 수록한 수많은 음반들 중에서도 뛰어난 음반들은 연주 스타일도 다양하다. EMI에서 나온 마리스 얀손스와 콘서트게바우 오케스트라의 음반에는 환상 교향곡과 함께 실려 있는데 감상에 치우치지 않으며 명징한 연주가 돋보인다. 그들의 연주를 들으면 이 작품들이 무척 진지한 분위기임을 잘 알 수 있다. 콜린 데이비스와 드레스덴 스타츠카펠레가 베를리오즈의 서곡만을 모아 연주한 RCA의 음반은 곡의 핵심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있다.

 

에필로그음악계 멘토들의 공연장을 찾아다니다 보면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면서 힐링이 된다. 오랜 시간의 노력과 공들여 만들어진 곡의 완성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경탄하게 하며 마냥 부러운 모습으로 모티브를 제공한다. 금년 한해는 어떤 연주자가 멋진 연주로 나를 케어해줄지 벌써부터 기대감으로 행복해진다~^^






[기사입력일 : 2019-03-2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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