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9-07-29 13:51]
임용순의 전문음악인의 길
클래식을 팔다?


음식을 정말로 맛있게 만드시는 어머님을 알고 있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한번 먹으면 자꾸 손이 가고 돌아서면 다시 생각나는 그런 음식 말이다. 이걸 혼자 먹기가 아쉬워 가게를 내시거나 제품으로 만들면 팔면 어떻겠냐는 말도 해보았지만 어머니께선 손 사레를 치신다. “에이~이걸 누가 사요이런 건 팔기도 부끄럽죠!” 하지만 내가 보기엔 백화점에 진열된 어떤 음식보다도 식당가의 구수한 음식들보다도 맛있고 좋은 것만은 사실인데 파는 건 어렵다고 극구 사양하시니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음악을 파는 것은 어떨까? 솔직히 음악을 파는 게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들으면 저절로 마음이 평온해지고 심지어 두통마저 사라지게 하는 음악을 3곡 정도를 알고 있다. 너무 좋은 음악이라 어린이들도, 일에 지친 회사원들도, 옆집 아저씨도, 전철에서 만나는 할아버지 할머니 등 모두에게 꼭 한번 들어 보세요! 라고 말하고 싶은데이 아름다운 음악을 팔 수 있는 방법을 도무지 모르겠다. 솜씨 좋은 어머님의 음식을 파는 방법과 세상의 존귀한 음악을 파는 방법 중 어떤 방법이 더 수월하고 어려울까?

예전, 부산여행 중에 작은 상점에 들른 적이 있는데 그곳 주인은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공연에 초대하려고 연락을 드렸더니 그분은 뛸 듯이 기뻐하셨다. 감히 내가 가도 되겠냐고 물어보기도 했고, 공연장에서의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칭찬을 늘어놓기도 했으며 위로를 받았다고 자랑까지 하셨다. 클래식을 좋아하지만 공연장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다는 그분에게는 한마디로 감동과 위로 그 자체였다. 누군가에겐 좋아하지만 그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에 용기를 내어 공연에 초대해 드린 것뿐이었는데 우연한 기회가 클래식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물, 비누, 라면, 칫솔, 종이, 연필 등은 동네 어디를 가더라도 쉽게 살 수 있는 물건들이다. 클래식도 그렇게 필요한 존재가 되려면 더 많은 장소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판매할 수밖에 없다. 듣지 않아도, 먹지 않아도 사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마음을 위로하고 기쁨이 되어 주는 것은 음악이 확실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처럼 큰 울림을 주는 클래식을 한 번도 못 듣고, 못가는 사람이 없도록 평생에 한번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의 선율을 꼭 들어 볼 수 있도록 알릴 수밖에 없다. 왜 팔아야 하는가? 를 설명하기 전에 우리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나 미안한 일이기 때문이다.

 

 

 





[기사입력일 : 2019-07-2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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