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20-12-29 20:57]
無일푼 예술가들의 슬프고도 비현실적인 無관중 무료공연!



 

코로나19로 인해 예술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상반기 공연 거의 모두가 취소되면서 공연 관련업체나 예술가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공연 전체 매출이 1월에는 389억원에서 6월에는 36억원으로 급감하면서 1/10로 줄어들었고 공연 건수 또한 720건에서 156건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공립 공연장은 대관료를 100% 환불해 주거나 민간운영 공연장에서는 일정 연기를 해주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출연 예정이었던 예술가들은 경제적 손실은 물론 피해에 따른 위약금, 관련 스텝들의 임금 체불, 제작비 부도 등으로 이어지며 결국에는 해고나 파산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온라인상에는 베를린필, 뉴옥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비엔나필하모닉 등과 같은 유명 연주 단체들의 무료공연이나 국립, 시립 등 공공단체를 비롯한 민간단체들의 공연도 실시간으로 무료 중계되고 있다. (철저히 계산된 상업적인 목적을 띠면서)

호주의 온라인 매체 더 컨버세이션은 무료 온라인 공연에 대해 무대가 사라진 예술가들이 관객에 대한 지속적 노출의 절박함이 묻어나지만 결국엔 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매체는 언론사들이 처음에는 무료로 온라인 뉴스를 공급했다가 나중에 유료화를 시도하자 어려움을 겪었다는 예를 들었다. 만약에 기가 막힌 물건을 만들어 처음에 무료로 제공하다가 나중에는 안 사고 못 배길 정도로 자신 있다면야 공짜라도 상관없겠지만 예술, 특히 음악은 무형의 예술인지라 문화적 인식 수준이 높지 않은 우리 환경에서의 무료공연은 나중에 절대 돈을 받고 입장권을 팔지 못하는 독이 될까 심히 우려스럽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로 중계되던 공짜 온라인 예술콘텐츠를 앞으로는 돈을 내고 볼 수 있을까? 게다가 공연장에까지 가서 돈 내고 보기는 더더욱 요원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리도 음악회 관람은 유독 공짜가 만연하고 있는가! 막말로 시각예술은 전시된 작품 몇 점만 팔아도 손해날 일 없고, 영화는 계속 필름을 돌리면 돈이 된다(절대로 이 분야를 비하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음악 같은 공연예술은 사정이 다르다. 음악은 연극처럼 몇 일간 지속적으로 공연하는 풍토도 없고, 또 계속 볼만한 관객층 확보가 안 되다보니 공연 한 번으로 모든 것이 결정 난다.

얼마 전,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온라인 콘서트의 유료화를 위한 모델로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리니스트 등 5명의 연주자가 출연하는 실내악 공연을 무관중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면서 후원 형태로 모금을 시도한 적이 있다. ID당 최소 후원금 3000원 이상으로 자신이 원하는 만큼 후원하는 것인데(물론 후원금을 내지 않아도 공연은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이 성공했는지 여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이미 공짜의 맛을 느낀 사람들에게 3000원이란 관객을 확보하는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건 불 보듯 뻔해 보인다.

한 달 전에 코로나로 인해 성가대가 중단되어 지휘자들이 페이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본인이 안타까움을 토로 한 적도 있지만 이번의 공짜 온라인 관중 무료공연은 더욱 심각해 보인다. 예술가들은 감성적, 영적가치를 만드는 창조자들이고 그걸로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무관중 무료공연으로 말미암아 무일푼의 예술가들이 넘쳐날까(?) 염려되는 지금의 상황은 말 그대로 펜데믹 상태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기에 온라인 공연은 처음부터 산업적 논리로 접근했어야만 한다. 넷플릭스처럼 아예 포털 유료채널로 시작했어야 한다. 정부에서 온라인 문화예술 방청권 바우처 제도를 적절히 활용하여 감상할 수 있게 했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을 테고 연주단체나 연주자들도 먹고 살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창작지원금, 긴급자금지원금, 재해지원금 등으로 예술가를 지원하는 정책보다 훨씬 알찬 결과를 낳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이 지원금이라는 것도 신청하러 들어가 보면 희한하게도 해당 안 되는 항목들이 걸림돌로 작용하다 보니 중도에 신청을 포기했다는 후일담도 들려오고 있다. 어느 누군가가 말하길 인류는 감기 바이러스로 멸망할 것이라고 한 예언이 펙트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더해 코로나 감염이 종식은커녕 이제는 감기처럼 달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걱정까지 하게 된다. 언제쯤이면 백신이 개발되어 무료공연에 대한 잡념을 거둬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을 것인가? 지금 무일푼의 씁쓸한 예술가들은 무료공연이라는 시도 앞에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며 갈등하고 있다. 조홍기 회장(한국코다이협회)

 





[기사입력일 : 2020-12-2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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