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20-12-30 08:17]
조홍기회장의 특별기고
음악계에도 넥스트 노멀시대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


 

600석의 공연장에서 10여 명의 연주자가 출연하는 클래식 공연이 개최된다. 대관료, 출연료, 홍보비, 진행비 등 모두 합해 2400만원의 지출이 예상된다. 3만원부터 7만원짜리 티켓 600장을 모두 완판 했을 때 총수입은 2800만원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로는 객석 거리두기를 시행하여 좌석 판매 수입은 1400만원이 전부다, 티켓을 몽땅 팔아도 1000만원이라는 손해를 보면서도 공연은 그대로 열린다는 예기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공연을 굳이 하는 이유는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하기 때문이란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일로 피아니스트가 택배 배달을 하고~ 연극배우가 대리기사를 한다는 모 일간지에 실린 기사가 슬프게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했던가! 참으로 암담한 현실이다. 예술가들은 춥고 배고픈 직업이라는 얘기를 예전부터 들어 왔기 때문에 그리 낯설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지금처럼 힘든 때도 없었을 것이다. 공연을 통해 먹고 사는 연주자, 솔리스트, 지휘자 등이 레슨 등으로 그나마 생활고를 버텨 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까지 사라진 현실에서 언제 다시 회복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뉴 노멀의 노머니 시대가 닥쳐온 것이다. 고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나 교사들은 이런 상황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현 시대적 어려움과 새로운 시대적 뉴 노멀 상황이 별로 피부에 닺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예술계에 닥쳐온 이 심각한 사태를 대처하기 위해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관객을 만날 수도 없고~ 제한적으로나 만나야 하는 언택트 시대에 예술계가 혁신하지 않으면 이러한 현실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공도동망할 수밖에 없다. 효율적인 대처와 준비로 관객들을 다시 모으고 아름다운 음악을 함께 나누며 경제회생이 가능해 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사고의 전환 에디오피아 늑대들은 떼를 지어 사냥하지 않는다. 늑대는 떼를 지어 공동으로 사냥하고 새끼를 키우는 게 일반적인 습성인데 에디오피아 고산지대에는 먹을 음식이 부족하다 보니 낮에는 각각 알아서 사냥하며 식사를 해결한 후, 밤에만 추위를 피하기 위해 같이 모여서 몸을 붙여서 잔다. 현재 상황에 맞게 전환, 적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는 교훈이다. 음악계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하여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관객 없이 하는 음악회나 공짜 음악회는 모두 없애버려야 한다. 그동안 자기만족을 위한 나르시즘 공연을 얼마나 했던가? 이제는 관객이 즐거워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 방식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 암전 속에서 스포트라이트 받으며 혼자 즐거워하는 그런 방식 말고 새로운 무대 방식을 작용하여 소통하는 공연으로 살아갈 방법을 모색해보자. 그렇기에 음악만 고집하지 말고 다른 예술 장르와 결합, 다시 말해 무용, 마술 등의 퍼포먼스나 체육 같은 것까지 접목하여 콜라보해 보자. 아무리 좋은 음악도 관객이 없으면 혼자 울어대는 꽹과리 소리와 다름없다. 꽹과리 소리는 멀리서 들릴 때는 그럴 듯하지만 가까이에서 들을 때면 귀가 따가울 정도로 파열음이 심하다. 혼자 독야청청하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필요에 따라 협력하고 융합하여 상생 발전해야 한다. 또한 예술 정체성만 추구하기보다는 사회적 소명을 다하는 예술로 바꾸어서 다른 악기와 어울리면서도 지휘자 역할을 하는 사물놀이의 꽹과리처럼 만들 필요가 있다.

 

혁신적인 방법예술과 음악은 삶의 가치를 높여 주면서 우리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어렵고 힘든 팬데믹 상황에서도 소망과 신념을 가지게 하는 역할도 하고 자아와 세상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고리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역할을 잘 소화해낼 수 있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음악들을 준비해야 한다. 과감한 변화를 통해 더욱 발전된 음악과 멋진 콘텐츠가 넥스트 노멀시대에는 선택 받을 것이다. 훌라후프를 돌리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힐러리 한의 음악은 아무리 폄하하고 싶어도 세계 최정상의 연주임에는 틀림없지 않은가? 층간소음 없이 혼자서 하는 탭댄스, 돌돌 말아 쓰는 피아노 연주, 밤에 만드는 나만의 야식 안주 등 혼자서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음악에 활용하며 가능성을 열어보자. 공연마다 다양한 방식의 현장중계(라방), 미술전시회, 요리, 트롯, 공장 노동과 어울리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공연과 함께 머천다이즈(merchandise) 기념품 판매 같은 시도들도 연구해보자. 이제는 기존방식의 공연만으로는 안 된다. 포토라인, 사인회, CD나 브로슈어 판매 등은 상업 음악에서는 일찌감치 시도되었던 것들이다. 클래식의 경우에도 대형 기획사가 연주자를 통해서 짭짭한 수익을 냈었다면 함께 먹고 살 수 있는 혁신적인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클래식 음악의 시장성이 확보되지 못한 상태다. 예술관련 출판사, 잡지사, 신문사가 영세하고, 애호가 층이 너무 얇다보니 음악계가 튼튼하지 못하다. 새로 선보일 진정한 혁신은 관객과 음악애호가들이 음악을 통해 새로운 생활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때에만 비로소 완성된다.

 

융복합 콘텐츠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할 때 더욱 강해진다. 지난 몇 달간 코로나 방역의 여러 사례를 보면서 사회 협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함께 하는 약속이 깨질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그들만의 몫이 된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음악도 다른 장르와의 융, 복합으로 합쳐서 협력하여야만 자생력이 생기고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동안 혁신적으로 시도되었던 섞어 비빔밥 같은 퓨전들인 서양음악과 국악, 대중음악과 클래식, 기악과 성악, 무용과 음악, 박물관과 공연, 도서관과 퍼포먼스 등의 융합을 더욱 과감하게 펼쳐 비빔밥이 세계 음식이 된 것처럼 멋진 공연 형태로 업그레이드시켜보자. 특히나 미래 시대를 위한 과학적 기술과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 구글이나 넷플릭스, AI, 플랫폼에 익숙해져야 하고, 지속적으로 음악을 최적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래 기술과 파트너십을 확장해 홍보와 기획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예술을 공유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도 찾도록 유도해야 하며 게이밍 분야로도 협력을 확장시켜야 할 것이다.

 

기획운영의 전문성격변하는 공연시장에서 기획의 전문성이 없으면 살아날 수 없다. 또한 단순 기획만이 아닌 회계, 창조, 행정, 소통, 친교, 연구 등 모든 것을 복합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예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빠른 변화 속에서 운영의 전문성이 핵심 요건으로 부상했다. 현재 우리가 가진 최고의 인적 자원을 1순위로 놓고 트렌드를 예측하여 결단력 있게 행동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정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민첩성이 있어야 한다. 지역사회, 국가, 세계의 여러 관객들의 상황에 맞춰 신속히 변모할 수 있는 탄력적인 구조를 강화하여야 한다. 그러나 예술은 느리다. 근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한다. 또한 예술가들의 시대적 창조정신은 백년이나 지난 후에야 훌륭한 업적이었다는 것을 알아챌 정도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문성은 예술 경영의 근간이다. 모든 음악가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예술 행위가 아니라 사회가 원하고 필요성이 증대하여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은 전문 예술이 필요하다, 예술치유나 예술을 이용한 다양한 발성, 자세, 성격치유 같은 것도 점점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피곤한 현대인들을 음악으로 힐링시키는 예술의 사회적 효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음악만 이런 부분의 적응이 늦어서 지금 연극이나 영화, 문학, 심지어 통합 예술도 별의 별 관련 자격증을 양성하는데 음악만 너무 쓸데없는 것에 많은 시간과 예산이 낭비되고 있어서 정작 키운 인재를 써먹으려 할 때에는 바우처 사업이나 취업의 기회들이 모두 날라 가고 없어진다. 국가 복지 정책이 강화되고, 노령 인구가 늘어나고, 아이들의 교육이나 케어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이러한 분야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전문가를 찾고 있다. 음악이 예술 치유에 가장 최적이라고 떠들어봐야 소용없다. 무언가 실용적이고 체계적인 것을 만들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복합예술로 진화넥스트 노멀시대에는 예술단체가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교육이나 기획으로 사회와 함께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 합창단이 있다고 치자. 이전 같으면 아이들이 내는 단비로 운영을 하는 전문 연주 단체로서의 꿈만 키웠겠지만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교육기관화 하는 것을 검토해보자. 단순한 학원 같은 기관이 아니라 아이들과 부모들의 문화 요람처가 되어서 전 가족이 함께 참가하는 유, 초등 프로그램부터 어머니교실, 가족 힐링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도록 한다. 지휘자는 당연히 열정적인 스텝들을 확보하여 합창단을 공연과 교육에 특성화할 수 있어야겠다. 합창단에서 악기도 가르치면 좋지 않을까? 합창만 하면 전문성이 부족하다, 아울러 생활 공동체로서 공동시장, 봉사활동. 모둠 돌봄까지 이루어지는 곳이라면 더욱 좋지 않을까? 보다 전문성을 확보한 합창단이라면 과감하게 대안학교 설립도 구상해보자. 학생 몇 명과 뜻을 가진 선생만 있어도 대안학교는 운영이 가능하다. 홈스쿨링보다 이점이 많기에 장소와 공간만 확보된다면 충분히 운영 가능하다. 이제는 학교 교육보다는 개성 있는 교육, 창조성 있는 교육을 위해 부모들이 망설이지 않고 학교를 포기한다. 특히 이번 코로나로 인해 학교 교육의 정체성이 바뀌어서 굳이 학교를 보내기보다는 안심하고 믿을만한 공동 교육이 대안학교에서 이루어진다면 당연히 합창단 대안학교를 선택할 것이다. 방과 후 교실이 학교 예술교육의 보충이 될 수 없다, 검정고시도 사실 크게 어렵지 않다. 검정고시가 싫다면 인정받는 대한학교에 가면 된다. 그런데 넥스트 노멀 시대로 바뀌어 가는 데도 하로동선(夏爐冬扇)을 찾는 예술가들이 많은 것 같다. 여름의 화로(火爐)와 겨울의 부채()라는 뜻으로 아무 소용없는 재주를 비유하는 말로 철에 맞지 않거나 쓸모없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원하는 음악이 아니라 남들이 원하는 음악을 하자. 그래야 가치도 있고 돈도 되며 평생 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한국코다이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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